꽃과 여인, 하얀 기억 등 작품 30여 점 선보여

▲ 꽃과 여인. 곽동효 작
▲ 꽃과 여인. 곽동효 작
수줍은 듯 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서 있는 자작나무 숲, 동네 길모퉁이 커다란 나무에 올라 선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화폭을 가득 메운다.

거친 붓 터치와 뛰어난 색채 감각으로 유명한 화가 곽동효 초대전이 다음달 3일까지 갤러리청애에서 열린다.

국내외를 넘나들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서양화가 곽동효씨의 32번째 개인전이다. 경북 영천에 자리한 갤러리청애가 개관 4주년을 기념해 야심차게 마련한 초대전으로 10호 소품에서 120호에 이르는 대작까지 모두 31점의 작품이 선보였다.

화가 곽동효씨는 형태에 대한 탐구보다 색채에 대한 탐색을 주로 하는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탄탄한 구도, 유려한 색채감, 거친 터치로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구상화단의 대표 작가로 풍경, 인물, 정물 구분 없이 동일한 색채 이미지를 통해 환상적이고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유의 거친 붓 터치와 두터운 재질감은 유화적 특성을 잘 살려 작가 특유의 독창성으로 자리 잡았다는 게 세간의 평이다.

▲ 산책. 곽동효 작
▲ 산책. 곽동효 작
작품에 사용하는 색채들은 대상이 갖는 고유색이 아니라 작가의 감각으로 다시 태어난 것들이다. 특히 화이트를 많이 써 ‘화이트 작가’라는 애칭이 생겼을 정도로 화이트를 혼합해 편안함과 따뜻함을 더한 게 이번 작품들의 특징이다.

전시 작품 대부분이 밝은 배경에 인물은 어둡게 묘사하고 형태를 단순화했으며, 봄 풍경에 어울리는 경쾌한 톤의 신작들을 주로 전시했다.

화사한 봄날 여인들의 한가로운 산책을 화폭에 옮긴 풍경, 부드러운 곡선과 순정한 피부의 여인 누드, 꽃물이 뚝뚝 떨어지는 정물, 아련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상기시키는 회상 등 각각의 작품마다 세련된 색채 이미지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곽동효 작가의 작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형상은 단순하고 간결해진 반면 힘찬 붓터치로 질감은 더욱 두텁고 풍부해졌다. 명도가 높아져 때론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기기도 한다. 추상적이면서도 다양한 색채의 배경처리는 작가적 역량이 한층 농익어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 하얀기억. 곽동효 작
▲ 하얀기억. 곽동효 작
또한 인물 작업은 그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누드로 머리에 꽃을 꽂기도 하고, 아예 꽃밭을 배경으로 꽃으로도 탈바꿈한다.

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 다져온 유려한 선과 고유색을 벗어나 감각적인 색감, 밝은 듯 조화로운 배경 처리에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온화하고 유순한 작가의 심성이 반영된 듯 작품도 부드럽고 순수하게 표현했다.

갤러리청애 장선애 관장은 “작가는 사소한 순간이나 그리운 풍경을 자기만의 ‘깊고 푸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소재의 고유성과 가치를 불러낸다. 특히 푸른색은 그의 ‘손끝에서 신비롭게 탄생 한다’는 의미로 이번 전시회의 테마를 ‘깊고 푸른 시선’이라 정했다”고 설명 했다.

문의: 054-333-6555.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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