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칠곡군 보건소 코로나19 검체 채취로 피곤해 지친 여성공무원의 쪽잠(왼쪽) 자는 사진이 알려지면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50대 주민이 코로나19 대응에 써달라며 칠곡읍사무소에 놓고 간 현금 50만 원.
▲ 칠곡군 보건소 코로나19 검체 채취로 피곤해 지친 여성공무원의 쪽잠(왼쪽) 자는 사진이 알려지면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50대 주민이 코로나19 대응에 써달라며 칠곡읍사무소에 놓고 간 현금 50만 원.
‘12만 칠곡군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지금의 난국을 헤쳐나가길 기원합니다.’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쪽잠을 자는 여성공무원 모습을 담은 화제의 사진 한 장이 심금을 울린 가운데 이에 맞서 사투를 벌이는 공무원 돕기에 군민은 물론 각계각층의 동참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칠곡보건소에서 검체 채취를 담당하는 한 여성공무원이 방호복으로 중무장한 채 피곤에 지쳐 눈을 감고 있는 사진이 보도되면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접한 칠곡군민들은 “가슴 먹먹한 큰 감동을 받았다. 칠곡은 코로나19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코로나19 대응에 자신을 불사르고 있는 공무원 돕기에 주민, 기관 및 사회단체, 종교계, 기업체 등 각계각층으로부터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무기명으로 50만 원을 기탁하고 홀연히 사라진 주민은 물론 자원봉사도 자청하고 나섰다.

왜관읍 센트로 관광호텔 김정근 대표는 “여성 공무원 사진을 보고 눈시울이 뜨거웠다.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나 자신이 용서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객실 10개를 비상근무에 지친 군 직원 등을 위해 제공하는 한편 맛과 영양이 듬뿍 담긴 아침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육정근 삼일인쇄 대표는 지난 2일 구운 계란 30판, 조희철 파시횟집 대표는 회 도시락 18개, 새살림봉사회는 한솥도시락 70인분을 각각 제공하는 등 어려운 상황 극복에 힘을 보탰다.

여성 공무원이 잠시 쉴 수 있도록 자신이 자원봉사에 나서겠다는 간호조무사 출신 주민도 있었다.

이태화(53·여·가산 학하리)씨는 “얼마나 피곤했으면 쪽잠을 자겠느냐. 잠시라도 편하게 눈을 부칠 수 있도록 대신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겠다. 언제든지 불러 달라”며 자원봉사를 자청했다.

또 지난 3일 50대로 추정되는 주민 B씨는 왜관읍사무소를 방문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써 달라”며 5만 원 권 10장(50만 원)이 든 돈 봉투를 직원 책상 위에 올려놓고 사라졌다.

읍사무소 직원이 뒤따라가 신원을 물었으나 극구 알려지기를 거부했다.

지역 종교계와 기관·사회단체도 힘을 보탰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등 종교계도 빵, 우유, 음료를 전달하고 격무에 지친 직원들의 영혼을 위로했다.

칠곡군발전협의회, 칠곡문화원, 여성협의회, 왜관읍 상공인협의회, 왜관병원, 경북과학대학, 왜관산업공단, 농협 등에서도 봄 햇살 같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 밖에 거양건설, 다윗건설 등 지역 기업체에서도 후원에 동참해 코로나19 확산과 대응에 혼혈을 기울이고 있는 공무원들에게 용기와 힘을 보탰다.



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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