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국토부에 대한 LH의 명분 없는 항명

김종윤

경제사회부 기자

연호공공주택지구 사업을 두고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이에 전례 없는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지역 중소업체를 상대로 한 협의양도택지(협택) 공급을 싸고 2년 동안 ‘준다, 못 준다’를 반복하며 지지부진의 입장을 고수해 온 LH가 이젠 국토부의 유권해석마저 개의치 않는 모양새다.

국토부가 협택 공급 대상으로 업체의 손을 들어주는 답변을 내놨지만 LH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연호지구사업 초기 단계부터 지켜봤지만 지금처럼 납득가지 않는 장면은 처음이다.

사업 초기 LH는 공공의 이름으로 이 업체의 사업 부지를 편입시킨 직후 “소수에 피해를 끼치는 점은 송구하지만, 다수의 이익과 평안을 위해 최종 결정 기관인 국토부 규정에 따라 우리는 움직인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랬던 LH가 최근 국토부 의견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항명(?)이 벌어졌다.

그 바탕이 공공주택지구 부지에 사업지가 편입된 업체와의 문제다.

LH는 그간 ‘사업권 명의’의 시점을 들어 이 업체에 협택 공급을 허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국토부가 “협택 공급에 있어 사업 부지 승인 시기가 중요한 것이지 사업권 명의 시점과는 무관하다”며 사실상 LH의 입장을 일축하는 답변을 내놓으면서 상황이 바뀔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LH가 국토부 의견에 따라 유권해석의 미흡을 인정하고 협택에 관한 재협상의 테이블을 마련할 것이란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대신 여전히 사업권 명의를 앞세워 협택 공급에 부정적 입장을 취한다거나 국토부 의견에 관해서는 “무서워서(?) 아직 국토부에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업체에 밝혔다는 소리만 들린다.

국토부의 답변이 나온 지 보름이 넘은 상황에서 LH는 아직 국토부에 공식적인 확인이나 논의를 한 바 없다고 한다.

심지어 LH 내부에서도 협택과 관련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식의 촌극마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명확한 규정 확인을 하지도, 알지도 못하고 있는 LH 내부 사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이러는 동안 발생하는 피해는 고스란히 업체의 몫이란 것이다.

유일한 방패였던 ‘국토부 규정대로’의 명분마저 스스로 내던진 LH가 어떻게 변해갈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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