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대구 고립이 현실로…대구시민 울분

베트남 다낭으로 간 대구공항 이용 한국인 2주간 격리
온라인상 ‘대구 사절’ 움직임, ‘혐오’ 단어들도 유행
포항에서 대구시민 진료 거부, 타지역 식당가도 대구사람 꺼려

대구가 고립되고 있다. 대구발 항공편의 축소와 폐쇄가 이어지고, 대구 관광객들은 관광지에서 격리당하는 등 외면받고 있다. 사진은 대구국제공항 전경.


‘대구 고립’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바뀌는 양상이다.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대구 전체가 외면 받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대구공항에 이·착륙하는 항공편이 줄줄이 폐쇄되고 대구에서 외국으로 간 관광객들은 현지에서 격리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온라인상에서도 대구를 혐오하는 거친 표현들이 여과 없이 퍼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대구와 경북은 ‘대한민국의 섬’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김지영(31·여)씨는 최근 제주도 여행 계획을 포기했다.

28일로 예정됐던 제주행 항공편이 운행 중단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 시국에 대구에 있으니 감염 스트레스가 심해져 여행을 통해 재충전하려고 했으나 이마저도 할 수 없게 됐다”며 “대구에서 점점 고립된다는 기분이 든다, 타 지역에 사는 지인들도 매일 안부전화를 할 정도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25일 대구공항 관계자에 따르면 대구~제주 노선을 운항하는 5곳의 항공사 중 티웨이항공을 제외한 4곳이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티웨이항공도 항공편을 축소하기로 결정하는 등 대구~제주의 하늘길은 사실상 막히게 됐다.

대구공항 관계자는 “제주행뿐만 아니라 대구를 오가는 다른 항공편들도 축소되는 분위기”라며 “감염병 위기가 ‘심각’으로 격상됨에 따라 대구로 가는 대량의 항공편 통제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구 고립은 외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대구공항을 출발해 베트남 다낭에 도착한 여객기에 탑승한 한국인 전원(20여 명)이 베트남 현지 병원에 격리되기도 했다.

해당 비행기에는 타 국적 탑승객도 있었지만 한국인만 격리됐다.

대구공항을 이용했다는 이유에서다.

베트남은 하노이와 호치민 등 다른 지역에서도 대구 출신 한국인에 대한 격리 조치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확진자 확산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일본도 대구를 지목하며 자국민의 방문 자제를 권고하기도 했다.

온라인의 상황도 마찬가지.

최근 일부 네티즌들은 코로나19 대신 ‘대구 폐렴’, ‘TK 폐렴’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감염병을 마치 대구에서 발생한 것처럼 사용해 대구를 비하한 것이다.

지난 22일 정부의 보도자료에는 ‘대구 코로나19’라는 용어가 등장해 한바탕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술 더 떠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사례도 일어나고 있다.

대구시민이 전국 곳곳에서 홀대를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일부 방송에서는 ‘대구 코로나’, ‘대구발 코로나’ 지칭해 나간 것이 대구시민들의 분노를 크게 사기도 했다.

언니가 사는 포항을 찾았다는 대구시민 A씨는 단순 피부질환으로 포항의 병원을 갔지만 대구에서 왔다는 이유로 진료거부를 당했다.

개강을 앞둔 대구 출신의 한 대학생은 수원의 한 대학 부근 셰어하우스로 숙소를 문의했지만 대구사람이라서 곤란하다는 말을 들었다.

한 식당에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오신 분들은 입장을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라는 안내문도 적혀 있다고 한다.

게다가 수도권 기업을 중심으로 대구 출장 금지령까지 내려지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 공포로 위축된 대구시민들은 ‘대구고립’ 현상까지 벌어지자 불안감을 넘어 허탈해하는 분위기다.

이유진(24·남구)씨는 “대구 사람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세상이 됐다. 대구는 감염병 최대 피해지역일 뿐인데 비하와 조롱을 당하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 대구를 버리지 말아 달라”고 안타까워했다.

영남대 사회학과 허창덕 교수는 “하루 9천 명씩 입국하는 중국인을 입국 금지하지 않고 대구를 봉쇄하겠다는 것은 누구를 위한 조치인지 궁금하다” 며 “대구시민도 현 상황에서 지나친 불안보다는 자제심과 인내력을 가지고 감염병 확산에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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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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