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측은 허위 사실 유포한 최초 유포자 형사고발 검토

▲ 구미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코로나19 관련 유언비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유포해 오히려 불안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 구미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코로나19 관련 유언비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유포해 오히려 불안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미에서 코로나19(우한 폐렴) 확진자 1명과 의심환자 1명이 발생했다”, “31번째와 32번째 확진자와 접촉한 주민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19일 맘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유포된 소식들이다.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이 뉴스는 이날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궜다.

하지만 모두 유언비어였다. 구미시 보건소는 “오후 4시 현재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정오께는 “구미의 한 병원을 찾은 환자가 양성으로 확인돼 폐쇄됐다”, “경찰이 병원을 봉쇄하고 있다”는 글도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해당 병원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가짜뉴스라고 항변했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병원에서 치료받기로 한 환자들이 줄줄이 예약을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병원 측은 “관련 문의가 쇄도하고는 있지만 확진을 의심할 만한 환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며 “악의적인 소문 때문에 병원에 오기로 한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병원 측은 허위 사실을 유포한 최초 유포자를 상대로 형사고발을 검토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구미에서 가짜뉴스가 빠르게 확산된 건 하룻밤 사이 대구와 경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13명이나 더 늘었기 때문이다. 이날 구미지역에선 각종 SNS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들이 빠르게 확산됐다.

해당 커뮤니티에선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소문뿐 아니라 불법적으로 유출된 개인정보도 공유됐다.

커뮤니티 회원들은 최근 다낭을 다녀오고 나서 발열과 오한 등 증상을 보여 구미보건소를 찾은 A씨의 주소지와 나이, 최근 행적까지 공개했다. 이들은 “A씨가 31번째와 32번째 확진자와 접촉했고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몰아세웠다.

하지만 A씨의 관한 이야기도 사실이 아니었다. 구미시보건소에 따르면 의심환자로 판단되면 선별진료소로 안내해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를 받게 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는 영천시에 있는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하는데 결과를 받아보기까지는 적어도 5~6시간이 걸린다. 가령, 이날 정오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포된 A씨의 확진 판정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한 커뮤니티 회원은 “마음은 불안한데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알 길이 없어서 가짜뉴스라는 걸 알면서도 눈길이 쏠린다”고 말했다.

구건회 구미보건소장은 “현재까지 A씨를 비롯해 검사를 의뢰한 의심환자가 40여 명에 이른다”며 “A씨의 경우 확진 가능성이 낮고 나머지 의심환자들도 뚜렷한 증상 없이 불안감 때문에 보건소를 찾은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류성욱 기자 1968plu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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