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이제 일상으로…어느덧 ‘에티켓’으로||관광·유통업계 코로나 19 여파 사상 최악의

▲ 17일 오후 대구 북구 칠성시장 어시장의 모습. 시장은 사러 온 사람보다 팔러 온 사람의 수가 더 많아 보였다.
▲ 17일 오후 대구 북구 칠성시장 어시장의 모습. 시장은 사러 온 사람보다 팔러 온 사람의 수가 더 많아 보였다.
▲ 17일 오후 대구 동구 동촌유원지 둔치의 모습. 이날 유원지는 인적이 끊겨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다.
▲ 17일 오후 대구 동구 동촌유원지 둔치의 모습. 이날 유원지는 인적이 끊겨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다.


“아직 한 달밖에 안 됐나요? 옮겨올까 두려워 일 년은 훨씬 지난 것 같은 느낌입니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우한 폐렴)가 국내에 유입된 지 한 달 만에 경제·사회 전반적으로 전 국민들의 생활상이 확 바뀌었다.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후, 감염 우려가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산하면서 ‘코로나19 공포증(phobia)’으로 발전해 지역사회를 강타했다.



이제 마스크는 자신보호는 물론 상대방에 대한 에티켓용품으로 생활필수품이 됐으며, 사람들이 모이는 각종 모임과 행사들은 줄줄이 취소됐다.



시민들이 외출을 극도로 삼가고 있는 탓에 관광·유통업계는 직격탄을 맞았고, 소상공인들은 사상 최악의 불황에 신음하고 있다.



17일 오전 10시 대구 중구 동성로.

평상시에 비해 사람들의 통행량은 크게 줄었으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찾기가 힘들 정도였다.

마스크로는 부족한 지 장갑까지 착용한 시민도 많았다.



손주영(35·여·달서구)씨는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게 어느새 자연스런 일상이 됐다. 현재 상황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도리어 눈총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버스와 택시 기사들도 마스크를 쓴 채 운행하며 손님들을 응대했다.



지하철에서도 마스크로 무장한 시민들은 서로와의 거리를 둔 채 가능하면 대화를 삼가는 모습으로 무거운 분위기였다.



같은 날 오후 북구 칠성시장.

시장 거리는 텅텅 비어 있었다. 손님보다 상인이 더 많아 보였다. 일부 가게는 아예 문을 열지 않았다.



시장을 찾은 시민들은 극도로 몸조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김우경(57·여·북구)씨는 “사람 통행이 많은 시장에 나오는 일이 다소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며 “말하면서 서로 침이 튈 수도 있고, 다른 손님들이 만졌던 물건을 만질 수 있어서 불안하다”고 말했다.



관광지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오후 2시 동구 동촌유원지는 인적이 끊겨 을씨년스러웠다.



둔치에 꽁꽁 묶인채 강물과 함께 출렁이는 오리 배들이 이곳이 유원지라는 사실을 알리고 있을 뿐이었다.



유원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재훈(33)씨는 “메르스 사태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최근 하루에 10팀의 손님도 못 받을 때가 허다하다”며 텅 빈 가게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길거리 음식 특수’도 이번 겨울에는 완전히 실종됐다.



맨손으로 먹어야하는 붕어빵은 아예 찾는 손님이 없고, 평소 누구나 즐겨먹던 어묵, 떡볶이 등은 ‘감염 우려 공포’로 평소보다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한다.



김영오 대구전통시장인연합회장은 “대구의 전통시장 매출액이 첫 확진자 이후부터 평소 상황과 비교했을 때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우려했다.



또 “만약 시장에서 문제가 발생하기라도 하면 모든 상가가 문을 닫아야하기 때문에 소독과 방역대책은 철저히 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 상인들의 생계문제 등 정부 차원의 다양한 지원대책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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