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명대 한국어학당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을 받고 있다.
▲ 계명대 한국어학당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을 받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 확산 일로를 치닫고 있는 가운데 본국에 돌아간 수천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신학기를 앞두고 학교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학마다 이들의 귀국 후 대책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구·경북권 4년제 대학의 경우 중국 유학생이 수백명에서 많게는 천 명을 넘는 등 중국인들이 대학 구성의 중요 자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일단 대학들은 중국인들의 귀국 시점을 최대한 늦추도록 유도하는 한편 기숙사 격리 수용, 학사일정 조정 등을 고민하고 있다.

영남대는 한국어교육원과 학부, 대학원생을 포함해 660여 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재학 중이다. 대학은 학교 기숙사가 다음달 26일부터 가동되는 만큼 중국인들의 귀국 시점을 이날로 보면서 대책반을 중심으로 학사일정 조정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중이다.

1천300여 명의 중국인이 재학중인 계명대는 본국에 돌아간 유학생 전수 조사에 나섰다. 건강 이상 여부를 파악하고 있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 학생들도 상당수로 알려져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880여 명의 중국인이 다니는 경북대는 이번주까지 한국어학당 휴강을 이어가기로 했다. 3월 신학기까지 상황을 지켜면서 이들의 귀국 후 대책을 찾는 중이다.

중국인 규모가 작은 경일대는 확실한 수용 대책을 세웠다.

경일대는 중국인 유학생이 57명으로 이들과 개별 연락을 통해 귀국 일정을 최대한 늦추는 한편 단체 입국을 유도하고 있다. 또 입국 후에는 인천공항에서 학교까지 별도 수송 대책을 세워 단체로 이동한 후 내국인과 분리된 생활관에서 생활토록 해 잠복기인 2주간 철저히 분리하겠다는 방안이다.

대구가톨릭대는 다음달 초 입국이 확정된 중국인 4명에 대해 기숙사 1인1실로 2주간 격리 수용하고 나머지 유학생들의 입국 시점은 최대한 늦추는 중이다.

이처럼 대학마다 자구책을 내놓고 있지만 수백명을 동시에 통제하기는 사실상 어려워 교육부 차원의 지침이 요구되고 있다.

지역 대학 관계자는 “일단은 신학기까지 한 달가량 시간이 남아있어 그야말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수백명 중국인 유학생을 대학 차원에서 통제하거나 격리는 사실상 어렵다. 교육부의 일괄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이 시급하다”고 했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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