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공포에도 서구·수성구·달서구 의회 연수 강행||타 의회는 지역 확산 방지에 올인

▲ 대구 서구의회 전경.
▲ 대구 서구의회 전경.


대구 기초의회가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사태라는 초비상 상황에도 아랑곳없이 관광 성격이 짙은 연수를 강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의 지자체들이 혹시나 모를 감염에 대비해 각종 행사를 취소하는 것과는 정반대 모습이어서 “누구를 위한 의회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구 의회는 11명의 의원 중 9명이 29일부터 2박3일간 제주도로 의정 연찬회(본보 1월28일 6면)를 떠났다.



의정 연찬회의 목적은 의정활동 역량 강화 등이 목적이지만, 이번 연찬회는 관광 일정이 꽤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데다 일부 의원이 불참해 연찬회 본연의 목적이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연찬회 수행 직원만 7명이나 포함돼 의회 안팎에서는 ‘황제 출장’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서구 의회 측은 연수 일정을 취소하면 80만 원가량의 위약금을 내야 해 어쩔 수 없이 진행한다고 해명했다.



달서구 의회도 29~31일 거제도로 2박3일 일정의 국내 연수를 떠났다. 의원 24명 가운데 20명이 참석했고, 수행 직원 10명을 대동했다.



의회 측은 국내 연수의 경우 1년에 2차례 열리는 정기적인 의정 활동이라고 말했다.



기초 의회들이 우한 폐렴이라는 비상사태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관광성 연수를 떠나자 이를 바라보는 지역민은 물론 타 의회의 시선도 곱지 않다.



우한 폐렴의 지역 유입 방지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의회가 꼭 떠나지 않아도 될 연수를 고집한다는 것 자체가 지역민을 외면한 처사라는 것.



주민 이모(34)씨는 “전국적으로 우한 폐렴 확산 공포가 커지는 상황에 굳이 지금 떠나지 않아도 될 연수를 강행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서구의회 관계자는 “세부 일정과 예산 등이 이미 짜여져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현재까지 지역에 우한 폐렴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지만, 당장 내일이라도 발생한다면 의회로 곧장 복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타 의회는 상반기 연수 일정을 포기하고 우한 폐렴 대응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성구 의회는 2월5~7일 제주도로 국내 연수를 떠날 예정이었으나 취소했다.

중구의회 관계자는 “중구의회는 올해 상반기 어떠한 행사 일정도 계획하지 않기로 했다”며 “최근 불어 닥친 우한 폐렴의 영향과 더불어 의장 교체 및 국회의원 선거 등의 바쁜 일정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