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사업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진행||주민, 공익성 망각하고 돈벌이 급급||대구시, 일부 부

▲ 대구시가 달서구민 숙원 사업인 월배차량기지 이전을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추진해 월배차량기지 후적지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주민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월배차량기지 전경.
▲ 대구시가 달서구민 숙원 사업인 월배차량기지 이전을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추진해 월배차량기지 후적지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주민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월배차량기지 전경.


대구시가 달서구민 숙원 사업인 월배차량기지 이전을 민간 사업자에게 부지를 매각하는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전 비용(3천억 원)을 마련하지 못한 대구시가 기부대양여 사업방식으로 이전을 구상하면서 차량기지 후적지가 결국 아파트촌이 될 상황이다.



주민들은 월배차량기지 후적지가 문화·체육 등의 인프라가 있는 공공 시설이 조성되길 원했다.



대구도시공사는 지난해 6월부터 오는 6월까지 ‘차량기지 이전 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 중이다.



최근 열린 용역 중간보고회에서는 6가지 이전 안이 검토됐다.

△1호선 안심차량기지와 통합 △달성군 옥포 간경리와 송해공원 일대 신기지를 건립 △1호선의 하양 연장을 감안해 새로운 차량기지를 제공 받는 안 등이다.



이와 함께 대구시는 이전안과 동시에 후적지 개발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전비용에만 3천억 원이 예상 된다”며 “도시철도 차량기지 이전사업은 대구시 사업이기 때문에 전액 시비로 사업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후적지 개발을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공용부지 개발 전례에 비춰 월배차량기지 후적지가 실제 기부대양여 사업 방식으로 진행될 경우, 민간 사업자에 의해 대규모 아파트단지로 건설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같은 분위기가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월배차량기지 인근 주민 박주영(39)씨는 “월배차량기지 일대에는 이미 아파트촌이 들어서 출퇴근 시간마다 교통지옥이 벌어지고 있다”며 “대구시가 문화체육시설 등 주민을 위한 공익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은 애초부터 고려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박왕규 달서구의회 의원도 지난 7월 구의회 5분 발언에서 “1997년 월배차량기지가 생길 당시만 해도 월성지역 인구는 9만 명가량이었지만, 현재 인구는 25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며 “60만 달서구민을 위한 2천 석이 넘는 문화예술관과 1천 석 규모의 도서관이 입지해야 한다. 또 수영장 등 다양한 체육시설을 건립해 문화체육도시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아파트촌 건립은 오해로 인한 소문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월배차량기지의 면적이 14만9천여㎡(4만5천 평)인 만큼, 일정 부분만 민간개발을 통해 사업비를 충당하고 나머지 부분에 문화·체육시설을 건립하겠다는 것.



하지만 일각에서는 2017년 기준 인근 나대지가 3.3㎡당 1천만 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정적인 여건으로도 대규모 문화·체육시설 건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대구시 철도시설과 허주영 과장은 “월배차량기지 후적지로 수익성만 올리려는 목적이 아니다”며 “일부 부지 매각을 통해 사업비를 마련하고 나머지 부지에는 공익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97년 대구 도시철도 1호선 개통과 함께 달서구 유천동에 조성된 월배차량기지는 2000년대 들어 월배지역 택지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전동차 소음과 분진 등을 이유로 인근 주민들의 이전 요구가 계속돼 왔다.





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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