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 기초 의원들 연이은 비위와 구설수||선거법 위반과 갑질, 음주 교통사고, 조례안

▲ 민부기 대구 서구의회 의원의 자신의 지시를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당 공무원을 불러 질책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린 장면.
▲ 민부기 대구 서구의회 의원의 자신의 지시를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당 공무원을 불러 질책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린 장면.
대구 기초의회 의원들의 비위행위와 구설수가 끊이지 않아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선거법 위반과 갑질, 음주 교통사고, 조례안 가로채기, 밥그릇 싸움 등.

일부 의원들의 일탈행위는 이미 도를 넘은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의원 개개인의 자질 논란에 이어 기초의회 폐지론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기초 의회의 실태와 해결책을 세 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편집자 주>



대구의 기초의회의 비리와 일탈행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에만 선거법 위반과 공무원 상대 갑질, 음주 교통사고, 조례안 가로채기, 밥그릇 싸움 등을 일으켜 망신살이 뻗쳤다.



먼저 황종옥 전 동구의회 운영위원장이 지난해 6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하자 공석이 된 위원장직을 두고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신경전을 벌였다.

이로 인한 후폭풍은 의장 불신임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서구의회는 민부기 서구의원의 공무원 갑질로 홍역을 치렀다.



민 의원은 서구청 공무원에게 호통을 치며 일방적인 업무 지시를 내리고 해당 공무원의 허락 없이 동영상을 촬영해 실시간 중계하는 충격적인 행동을 일삼았다.



그는 서구의회의 반대에도 아랑곳없이 자신의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 무상 기부 형식으로 1천만 원이 넘는 환기창을 설치하다 적발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또 서구의회는 파크골프장 조성을 두고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의원이 감정싸움을 벌인 탓에 파크골프장 사업에 제동이 걸리기도 해 파크골프장 조성을 기다리는 서구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북구의회 한 의원은 만취 상태로 교통사고를 냈다.



유병철 북구의원은 지난해 12월12일 경북대 인근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택시를 추돌하는 사고를 냈다.

사고 당시 유 의원은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64%로 면허 취소 수치의 2배에 달했다.



달서구의회는 같은 당 기초의원의 본회의 5분 발언을 베껴 재발표한 사실이 알려져 자질 논란을 빚었다.



홍복조 달서구의원은 지난해 3월 달서구의회에서 ‘효율적인 의정 활동을 위한 의회사무국과 전문위원실 조직개편에 대한 제안’을 주제로 5분 발언했다.



하지만 홍 의원의 발언 내용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육정미 수성구의원의 5분 발언을 그대로 베낀 것.

이에 홍 의원은 달서구 의회 윤리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사퇴했다.



기초의회의 잡음과 말썽이 끊이지 않자, 기초의회의 무용론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서구 주민은 “구의원들의 일탈행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애꿎은 혈세만 낭비하지 말고 기초의회 폐지를 고민해야 할 지경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기초의회의 일탈은 의원들의 도덕성과 자질에서 비롯됐다고 입을 모았다.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하세현 교수는 “기초의회 의원의 도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언론과 시민단체, 학계 등의 끊임없는 비판과 감시체계가 필요하다”며 “이들의 자질을 높일만한 경종이 필요하고 지속적인 개선 사항을 통해 의회 수준을 높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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