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121억 원 투입…단열·창호 및 바닥공사·보일러 교체 등

▲ 이강덕 포항시장(왼쪽 두번째)이 지진피해를 입은 지역 내 에너지복지 수급 대상가구를 찾아 에너지효율 개선사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이강덕 포항시장(왼쪽 두번째)이 지진피해를 입은 지역 내 에너지복지 수급 대상가구를 찾아 에너지효율 개선사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지난 23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사는 이춘심(78) 할머니는 온종일 이불 속에서 TV를 시청하며 시간을 보냈다.

보일러가 있다지만 치솟는 기름 값으로 인한 난방비 부담에 추위를 녹일 물건이라곤 1인용 전기 매트가 전부였다.

미닫이문과 창틈 사이로 찬 황소바람이 들어오는 등 한낮에도 방안에 한기가 엄습하면서 실제로 느끼는 실내 체감온도는 집 바깥이랑 구분이 안 됐다.

이 할머니의 주택은 지은 지 너무 오래되고 비좁아 증축이 불가피한 데다 지진피해를 입어 외벽 곳곳에 금이 가면서 웃풍이 특히 심했다.

남구 연일읍의 노후 주택가 형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곳 건물 대부분은 지은 지 30~40년이 지나 노후화되고, 일부는 지진으로 건물 안팎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결로현상 등 각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곳에서 32년째 살고 있다는 양기남(66)씨는 “지진 이후 벽체에 균열이 생겨 바람이 쉽게 통하면서 냉·난방기능이 크게 떨어졌다”면서 “겨울철에는 실내에서도 24시간 양말을 신고 있다”고 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날 한국에너지재단 관계자들과 연일읍 동문리 소재 에너지 복지 수급 대상가구를 방문해 지진피해 주민을 위로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 시장은 이 자리에서 지진피해 가구의 한파 방지는 물론 이재민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한 방한 대책 마련에 차질이 없도록 철저를 기할 것을 약속했다.

포항시가 한국에너지재단과 공동으로 지진피해를 입은 저소득층 가구에 대한 에너지효율 개선사업을 실시한다.

지진 피해를 입은 국민기초생활수급가구, 차상위계층 및 복지 사각지대 일반 저소득 가구 6천452가구가 대상이다.

시는 이들 가구 중 에너지 기반시설이 없는 가구와 창호 및 보일러 노후화 등으로 에너지 사용 환경이 열악한 가구에 대해 내년 4월 말까지 우선적으로 지원한다.

주요 내용은 겨울철 난방률을 높이기 위한 단열, 창호 및 바닥공사, 보일러 교체와 여름철 폭염에 대비한 에너지절감형 냉방기기 지원 등이다.

이번 사업에는 국비 121억 원이 투입된다.

시는 앞으로도 더 많은 저소득 가구가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사업 지원대상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해천 포항시 공동주택과장은 “이번 사업은 지진피해 극복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주민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시행된다”며 “가구별 방문조사 등을 통해 지원 내용과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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