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이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이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24일 이틀째 이어졌다.

여야는 서로를 맹비난하면서도 필리버스터 이후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략을 가다듬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 ‘맞불’ 토론을 진행하며 다음 열리는 임시회에서 선거법을 표결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자유한국당은 그간 거론돼 온 ‘비례한국당’ 창당을 공식 선언하며 연말 극한 대치 정국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어제 한국당은 공공연하게 정상적 회의 진행을 방해하고 심지어 몸으로 막아서기까지 했다. 이는 명백한 회의 진행 방해”라며 “국회선진화법 방해 행위가 재발한다면 단호한 대응을 검토하겠다. 내부 검토를 거쳐 필요하다면 사법처리를 요청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반면 한국당은 비례한국당을 통해 쪼개기 국회 전략에 필리버스터로도 선거법을 막을 수 없다면 비례대표만을 위한 위성정당을 결성한다는 구상이다.

한국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이날 “4+1 협의체 합의로 상정된 선거법이 통과되면 곧바로 비례대표를 전담하는 정당을 결성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비례한국당 창당의 배경으로 범여권 ‘4+1’이 만든 연동형 비례제의 여러 문제점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김 정책위의장은 “차기 총선에서 이번에 통과를 획책하고 있는 준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이름의 해괴한 선거법이 얼마나 반헌법적·반문명적인지를 만천하에 공개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비례한국당 창단에 따른 비용도 많이 들지 않고 중앙당, 지구당 창단작업도 별 어려움이 없다며 여권을 향해 ‘두고 보라’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정당 지지율을 기초로 한국당 지지율이 30%라고 가정하면 본회의에 상정된 연동형 비례제를 적용할 경우 한국당 의석은 109석, 민주당(지지율 40% 가정)은 136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비례한국당을 만들면 한국당은 지역구(96석)와 비례한국당 의석(29석)을 합쳐 125석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때 민주당은 의석수가 128석으로 줄어든다.

▲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가 2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야 4+1 협의체 선거법 단일안 적용시 여야 예상 의석수를 보도한 기사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가 2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야 4+1 협의체 선거법 단일안 적용시 여야 예상 의석수를 보도한 기사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민주당이 ‘비례민주당’ 카드를 검토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비례한국당에 대항하기 위해 비례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는 있다.

다만 비례민주당을 만들면 선거법에 합의해준 군소정당이 타격을 입기에 선거법, 공수처법 표결 때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아 현실화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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