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째 방치된 ‘성서행정타운부지’, 별다른 대책 없어||

▲ 성서행정타운부지가 30년째 방치되고 있다. 사진은 도시철도 2호선 임시 환승 주차장으로 쓰이는 성서행정타운부지 모습.
▲ 성서행정타운부지가 30년째 방치되고 있다. 사진은 도시철도 2호선 임시 환승 주차장으로 쓰이는 성서행정타운부지 모습.


대구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부지의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이 확정되자 30년째 방치되는 성서행정타운 부지의 활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대구시가 지난 1월 대구경북연구원(이하 대경연)에 의뢰한 ‘성서행정타운부지 활용방안 정책연구용역’에 제동이 걸렸지만 시는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 해 방치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 대구시와 대경연에 따르면 시는 지난 1월 대경연에 ‘성서행정타운부지 효율적 활용방안 정책연구용역’을 의뢰했고 같은달 17일 대경연은 해당 연구용역 의뢰에 대해 ‘불채택’ 결정을 내렸다.



대경연이 ‘불채택’ 결과를 내린 이유는 5년 전 이미 연구용역의 결론이 나왔고, 올해 다시 의뢰한 용역 내용이 5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대경연은 이 문제는 정책적인 대안을 내놓을 수 없는 만큼 행정적 조치에 의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시에 전달했다.



대경연의 2013년 연구용역 결과는 △성서산업단지 홍보전시관 운영 △국제통상고등학교 건립 △도시농업 시범지 활용 등과 부분적 매각하는 방안으로 결론을 도출했다.



대구시가 올해 대경연에 의뢰한 용역 제안서에도 ‘2013년도 유사연구 과제’로 표기돼 있었다.



이때문에 대구시가 수탁용역이 아닌 정책연구용역을 재탕으로 의뢰한 것 자체가 여론을 의식한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경연은 시의 의뢰를 받은 정책연구용역을 진행하며 시로부터 일정 비용을 지원받는다.

이렇다 보니 정책용역은 대체로 수행기간이 짧은 탐색연구가 대부분이다.



반면 수탁용역은 별도의 용역비를 받고 진행하다보니 기간이 길고 심층연구로 진행된다.



전시행정용으로 비용이 들지 않는 정책연구를 의뢰하다 대경원으로부터 퇴짜를 맞은 셈이다.



달서구청 한 관계자는 “당시 대구의 대표적인 미개발지구로 남아있는 두류정수장부지와 성서행정타운 부지가 방치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꾸준히 나왔다”며 “여론을 의식해 공짜인 연구용역을 하며 시간 보내기 한 것 아니겠나”고 의심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대경연의 ‘불채택’ 결과를 받자마자, 대구시 전 부서를 대상으로 ‘성서행정타운활용부지 수요조사’를 실시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수요조사 또한 일주일 남짓 진행했을 뿐 별다른 대책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수요조사에서 공무원 연수원 이전 등의 방안이 나왔지만 입지조건에 비해 효율성이 낮아 보류했다”며 “수도권에서 대구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을 위한 부지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현재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성서행정타운은 총면적 2만3천868㎡로 1990년 성서택지개발 당시 공공청사 부지로 지정됐다.



이후 대구시가 달서구의 분구 가능성을 고려해 2006년 5월 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매입한 이후로 방치되고 있다.



현재 이 부지는 도시철도 2호선 임시 환승 주차장과 차량등록사업소 서부민원분소, 대구수목원 양묘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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