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안실련, 대구시 발표 늦자 자제 조사결과 내놔||교육청 공기순환기 추가 설치 등 재발방

▲ 경상여고 과학실에 배기장치 고장상태 방치 시약장의 모습. 대구안실련 제공.
▲ 경상여고 과학실에 배기장치 고장상태 방치 시약장의 모습. 대구안실련 제공.
▲ 경상여고 강당 외부 전경. 대구안실련 제공.
▲ 경상여고 강당 외부 전경. 대구안실련 제공.
▲ 경상여고 과학실에서 폐 시약 장기방치로 백화현상 발생한 모습. 대구안실련 제공.
▲ 경상여고 과학실에서 폐 시약 장기방치로 백화현상 발생한 모습. 대구안실련 제공.
지난 9월2일 경상여고에서 발생한 악취사고의 원인이 ‘학교 측의 과학실 부실관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대구안실련)은 대구시의 조사를 감안해 자체 조사발표를 미뤘지만, 알권리 보장을 위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하고 교육당국의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특히 대구시가 구성한 조사위원회가 합리적이고 과학적 체계에 의한 분석 절차도 없이 활동을 종료했다고 지적했다.



대구안실련은 조사자료 및 학교 강당, 과학실의 도면, 운영실태 등의 검토와 주변 공단지역 모니터링을 통한 악취발생 추정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또 사고 발생 당시 상황과 비슷한 기상변화 조건에서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구안실련은 성명서를 통해 “악취 사고가 매우 제한적인 공간에서 발생했고, 인근 공장과 주변 주민들이 악취에 대한 불편 호소가 전혀 없었다”며 “학교 과학실에서 고농도 악취가 발생했고, 학교 강당의 에어컨 가동으로 인해 인근 공장에서 흘러나온 저농도 악취와 섞여 냄새를 유발한 것”이라며 과학실 부실 관리를 원인으로 꼽았다.



악취 발생 원인으로 사고 당일 비가 내리고 흐린 날씨에 저기압 상태였던 점과 과학실 내 폐 시약을 장기간 보관하면서 생기는 백화현상이 원인 중 하나라는 것.



대구안실련 김중진 공동대표는 “초·중·고 과학실에는 안전관리 기준이 없기 때문에 이에 관한 조례를 만들고, 학교 과학실 안전관리 실태 전수 조사 및 점검을 실시해 그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며 “학교 주변의 공단 악취오염원 조사를 위한 시민 악취 감시단을 운영하는 등 악취 방지를 위한 상시 감시 체계망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은 “이달 안에 경상여고 강당에 공기 순환기 4대를 추가 설치하고 과학실 내 환기 설비를 재정비한다. 시약장도 새 것으로 교체할 것”이라며 “악취 냄새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대구안실련 발표가 최종 결과라고 보기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상여고 측은 원인규명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경상여고 관계자는 “여전히 몇몇 학생들로부터 악취냄새가 난다는 제보를 받고 있다”며 “지난달 학교에 무인자동 악취포집 시스템을 설치했고, 내년 3월 대구시에서 추가적으로 악취를 분석·감지하는 설비를 설치할 예정”이라며 “현재 교육청과 과학실 이전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상태라 학생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상여고 악취사고는 9월2일 북구 침산동 경상여고 강당에서 가스 냄새를 흡입한 70여 명의 학생이 구토 증세와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된 사고다.



경상여고는 최근 2년간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와 유해물질로 인해 170여 명의 학생과 교직원이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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