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대로와 동대구로 만나는 대구 교통의 요충||넓은 광장 형성돼 월드컵 거리응원의 메카|

▲ 현재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전경. 동대구로와 달구벌대로가 만나는 지점으로 대구에서 차량 교통량이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 현재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전경. 동대구로와 달구벌대로가 만나는 지점으로 대구에서 차량 교통량이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대구의 부자가 이곳에 모여 있어요.”

대구의 ‘6호 광장’은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일원이다.

범어네거리는 동대구로와 달구벌대로가 교차하는 지점으로 대구에서 차량 교통량이 가장 많은 교차로이기도 하다.

범어네거리에는 두산위브 더 제니스, 범어센트럴푸르지오 등의 초고층 아파트가 밀집돼 있다.



또 범어네거리를 중심으로 금융기관 110개소가 집중돼 있으며 이밖에도 다양한 행정·경제·교육 인프라가 발달해 있어 중구 동성로에 이은 대구 제2의 도심으로 불린다.

대구 도시철도 2호선역인 범어역이 있다.

인근에 대구고법·대구고검·대구지법·대구지검과 변호사 사무실이 밀집된 법조타운이 조성돼 있다.

범어네거리 일대는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는 수성구에서도 최고의 부촌이어서 ‘대구의 맨해튼’으로 통한다.

넓은 공간과 함께 다양한 편의시설·전광판 등이 설치돼 예전 월드컵 기간에는 거리응원의 장소가 되기도 했다.





▲ 1970년대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전경. 당시에는 로타리 형식의 교차로였다.
▲ 1970년대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전경. 당시에는 로타리 형식의 교차로였다.






◆물고기가 입을 벌리고 떠 있는 형상

범어네거리 일대는 고려시대 이래 주요 교통요충지였으며 ‘범어역’이 있었던 곳이다.

당시에는 개경에서 경주로 내려가는 간선로에 자리 잡은 역참으로 ‘범어역’으로 불렸고 조선 시대에도 그대로 유지됐다.



역참은 국가의 명령이나 공문서를 전달하고 외국 사신을 맞이하고 전송하며 접대하는 일을 위하여 마련된 교통·통신 기관이었다.

이곳이 과거에도 교통의 요충지였음을 말해주는 증거다.

이 일대는 1914년 달성군 수성면에 속해 있다가 1938년 대구부에 편입됐다.

1975년 범어동을 범어1·2동으로 나눴고 1979년 범어2동을 범어2·3동으로 다시 갈라졌다.

1982년 범어1동에서 범어4동이 분리됐다.

1450년 철원부사를 지낸 구수종이 정착하면서 일군 마을이라고 전해진다. 마을의 형세가 마치 물고기가 입을 벌리고 산 아래에 흐르는 냇물(범어천)에 떠 있는 것 같다고 해서 마을의 이름을 ‘뜰 범(泛)’과 ‘고기 어(魚)’를 합하여 ‘범어(泛魚)’라고 불렀다고 한다.



▲ 현재 범어네거리의 항공사진 모습. 교차로에는 넓은 교통광장이 있고 보행자들의 편의를 위한 조경시설도 설치돼 있다.
▲ 현재 범어네거리의 항공사진 모습. 교차로에는 넓은 교통광장이 있고 보행자들의 편의를 위한 조경시설도 설치돼 있다.




◆동대구로와 달구벌대로의 만남의 장소



범어네거리는 동대구로와 달구벌대로가 만나는 대구 교통의 요충지이자 수성구의 핵심으로 통한다.

동대구로는 대구시를 동서로 나누는 도로며, 신천을 중심으로 한 동부 지역의 남북을 가로질러 동대구복합환승터미널을 통과하는 대구 교통의 핵심 교통망이다.

달구벌대로는 도시철도2호선을 따라 대구를 남북으로 가르는 대구 교통의 동맥과도 같은 곳이다.

이 두 곳이 만나는 지점이 범어네거리인 만큼 교통 요충지라는 설명을 굳이 할 필요조차 없다.



범어네거리는 대구시 모든 교차로 중 교통량이 가장 많은 곳이다.

대구시의 ‘2018년 교통관련 기초조사’에 따르면 범어네거리의 교통량은 압도적인 1위였다.

특히 출퇴근 시간 만촌네거리~범어네거리~반월당네거리 구간은 직장인들이 몰려 극심한 정체를 빚기도 한다.

범어네거리 지하에는 도시철도2호선 범어역이 있다.

지난해 하루 평균 이용객은 1만5천299명으로 도시철도 2호선 중 6위를 차지했다.



범어역의 이용객 수는 매년 하락하는 추세지만 수성범어 푸르지오와 수성범어W 등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되는 만큼 이용객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도에는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조성돼 영어마을과 범어아트스트리트가 조성돼 있다.

역세권의 범위가 넓고 유동인구가 굉장히 많은 곳이기도 하다.

예비타당성조사를 앞둔 대구엑스코선도 범어역을 지날 것으로 계획돼 도시철도2호선과의 환승역으로서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 범어네거리 일대는 왕복 12차로의 달구벌대로와 16차로의 동대구로가 만나는 지점으로 넓은 광장이 조성돼 있다. 2002년과 2006년 월드컵 당시 이곳에서 단체 거리응원이 벌어지기도 했다. 2006년 월드컵 당시 범어네거리에서 단체 거리응원전이 열린 모습.
▲ 범어네거리 일대는 왕복 12차로의 달구벌대로와 16차로의 동대구로가 만나는 지점으로 넓은 광장이 조성돼 있다. 2002년과 2006년 월드컵 당시 이곳에서 단체 거리응원이 벌어지기도 했다. 2006년 월드컵 당시 범어네거리에서 단체 거리응원전이 열린 모습.




◆대구 거리 응원의 메카

범어네거리는 왕복 12차로의 달구벌대로와 왕복 16차로의 동대구로가 교차하고 있으며, 교통광장까지 조성돼 있다.

범어네거리의 면적은 5만7천363㎡에 달해 대구지역 교차로 중 가장 넓다.

네거리의 동서남북으로는 대형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그래서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범어네거리에서 대규모 거리응원이 벌어지기도 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20만 명의 시민이 범어네거리에 모여 단체응원을 펼쳤으며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새벽시간이었지만10만 명에 가까운 인파가 범어네거리로 나왔다.

2010년 월드컵 때도 지역 내 최대 인파를 수용할 수 있는 범어네거리를 거리응원 장소로 개방하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교통통제와 비용 문제 등이 걸림돌이 돼 거리응원은 중단됐다.

거리응원은 멈췄지만 범어네거리에는 출퇴근 시간대에 다양한 캠페인이 벌어지기도 한다.

대형 전광판과 많은 교통량 등으로 광고효과가 가장 높은 곳이기 때문이다.





◆대구지역 최고의 부촌

범어네거리 일대는 1980년대 동구에서 수성구가 분리되며 지역 최고의 부촌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입지, 교통여건, 학군, 생활편의시설 등 각종 정주여건이 잘 갖춰졌다.

범어네거리 일대에는 고급 아파트들이 밀집돼 있다.

지역의 주요 관공서와 업무용 빌딩이 많이 들어선 부도심 지역이며 교육환경이 우수하다.



특히 서울의 강남학군에 버금가는 학군을 자랑한다.

주거지역 선호도가 가장 높은 편이며 평균 집값도 대구에서 가장 비싸다.

공중파 방송국 3사인 KBS대구방송총국, 대구 MBC , TBC가 모두 인근에 있으며 대구일보, 영남일보 등 대구지역 대표 일간지들도 자리하고 있다.

범어공원, 야시골공원 등 도심 속 공원도 마련돼 지역주민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범어역 5번 출구에 위치한 대구그랜드호텔은 2015년 미국의 스타우드 그룹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2021년에 ‘쉐라톤 대구 호텔’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영남대 도시공학과 윤대식 교수는 “동대구KTX의 개통과 더불어 범어네거리는 대구 동성로를 대신할 신도심이 됐다”며 “접근성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대구·경북의 부자들이 모두 수성구에 몰려 왔다. 대구 교통의 핵심으로 정주여건의 모든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범어네거리는 앞으로도 승승장구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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