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쇄신론이 떠오르면서 이제까지 6명의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무성(6선, 부산 중-영도)·김세연(3선, 부산 금정)·김영우(3선, 포천 가평)·김성찬(재선, 창원진해)·유민봉(초선, 비례)·조훈현(초선, 비례) 의원 등이다.

그러나 보수본산인 TK(대구·경북)에서는 단 한명의 의원도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당 내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나마 이 지역구 곽상도 의원이 조건부 불출마를 밝힌 상태다.

조건은 ‘당이 원하면’이다.

곽 의원도 자신의 흠을 인정한다. 흠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책임이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초대 민정수석을 지낸 곽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중·남구에 출마해 당선되며 국회에 입성했다.

곽 의원은 조건부 불출마를 밝힌 당시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과정에서 당시 여당 의원들이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했지만 정치적 균형을 위해 시기를 뒤로 미뤄왔다. 이제는 그 책임을 져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정권 실패에 책임론 등이 인적 쇄신 기준이 돼야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한국당 공천 조건에 탄핵 책임론의 포함 여부에 따라 곽 의원의 생사가 결정될 전망이다.

곽 의원이 공천에 참여할 경우 이제껏 보여줬던 대여투쟁력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그 가족에 대해 둘러싼 의혹,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대여투쟁의 선봉에 서왔다.

홍준표 전 대표가 지난달 대구를 찾아 곽 의원을 두고 “당에 꼭 필요한 인물”이라고까지 얘기했을 정도다.

이런 곽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인사는 수두룩하다.

곽 의원이 조건부 불출마를 선언한 데다 지난해 말 당협위원장 자리를 빼앗겨 지역구 관리에 미흡함을 보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초선의 무덤이라는 중남구 징크스도 한 몫한 것으로 해석된다.

곽 의원은 김병준 비대위체제에서 인적쇄신 대상에 포함돼 당협위원장 자리를 박탈당했다.

또한 중남구는 16대 현승일, 17대 곽성문, 18대 배영식, 19대 김희국 등 전직 국회의원이 연임을 노렸으나 잇따라 실패한 지역으로 ‘초선이 재선하기 힘든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현재 거론되는 인사만 7명 정도다.

임병헌 전 남구청장, 배영식 전 의원, 도건우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임형길 전 당대표 특보 등이다.

남구에서 12년간 구청장을 지낸 임 전 구청장은 지역밀착형 인사라는 점이 강점이다.

현재도 지역 곳곳을 누비며 지역민과의 소통행보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황교안 대표와 대학 동문인 배 전 의원도 매주 봉사활동에 나서는 등 지역 주민들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암묵적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도건우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도 SNS 활동을 활발하게 하며 주민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재직시 지역의 경제와 문화를 집중 연구해 온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임형길 전 당대표 특보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당내 중구청장 경선후보로 나섰던 경험과 참신성을 내세울 전망이다.

이인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청장도 이 지역구와 수성을을 두고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신인인 이승호 경제부시장과 장원용 대구시 소통특보도 이 지역구와 타 지역구를 두고 고심 중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황교안 대표가 지난 9일 ‘국민이 원하고 나라가 필요로 하면 (현역 의원 절반 물갈이)그 이상도 감내할 각오를 가져야한다’고 얘기한 만큼 화끈한 물갈이가 예상된다. 친박에서 친황으로 갈아탄 곽 의원의 공천도 장담할 수 없다”며 “또한 중남구는 후보자가 많은 만큼 공천 과정에서 후보 간 갈등이 빚어지거나 공천 탈락자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도 있어 공천 경쟁이 본선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