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재 정치부장
▲ 이창재 정치부장
보수텃밭 TK(대구·경북)의 혁신은 언제올까? 역대 총선시기만 되면 읊조려야 되는 희망의 메시지다.

내년 총선 4개월을 앞두고 있는 현재의 보수 중심 자유한국당의 현 주소는 예전과 전혀 달라진 것 없다.

되레 총선을 앞두고 민심이 한국당쪽으로 쏠리면서 오는 TK 한국당의 자신감, 자만심만 가득찬 모양새다.

대권을 넘겨준 철저한 자기 반성은 뒤로 두고 “나만 살면 된다”는 TK 한국당 의원들만 바라보다 보면 정치권에 대한 희망을 버린 채 자포하기 하는 시민들이 또 다시 늘까 우려스럽다.

조국 사태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이 올 한해 내내 TK(대구·경북)정치권을 집어삼킨 채 벌써 달력도 한장밖에 남지 않았다.

올 한해 정치권을 회고하는 지역민들의 속내는 한마디로 새카맣게 탔을 것이다.

여야간 치고 받는 막장드라마에 답답증만 가중시켜 온 탓이다. 내년 4월 총선의 경자년 쥐띠 새해가 다가오고 있지만 뭔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치도 낮아지고 있다.

TK 정치권의 혁신과 개혁의 신호탄이 아직 울리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의 혁신은 무엇보다 막장드라마를 가져온 20대 국회에 대한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는 의원들이 나와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당 공천과 관련, 당의 공천 컷오프 규정에 앞서 스스로 총선 불출마라는 대승적 결단을 보이는 의원의 대표적 지역이 TK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최근 언론과의 퇴임 인터뷰를 통해 “공천에서 몇 %를 물갈이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핵심은 ‘희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공천 과정에서 국민을 감동시킬 희생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7대 공천 땐 30여 명이 불출마 선언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보수텃밭 TK 한국당의원은 단 한명도 없는데다 통틀어 6명에 불과한 한국당 의원들의 총선 불출마와 비견되는 얘기다.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김병준 위원장도 대구지역 친박계 현역 의원들을 겨냥해 “20대 총선에서 ‘진박공천’ 혜택을 본 분들은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고 연일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의 주장은 한마디로 이들의 총선 불출마 없이는 한국당의 공천 혁신은 없다는 것이다.

“진박으로 당선된 의원들이 하나같이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때 입도 뻥긋하지 못한 사람들이고 이분들이 대구를 대표하는 한 대구는 보수꼴통이요 적폐세력이라는 오명을 계속 안고 살아야 한다”는게 김 전 위원장의 주장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단식이후 일성으로 ‘읍참마속’을 강조했다.

황 대표의 친정체제 강화라는 일부 비난도 있지만 당직을 재편하고 강력한 협상력과 투쟁력을 지닌 새로운 원내대표 진용으로 뭔가 옹골 찬 기세를 보이려고 노력 중이다.

그동안 최측근으로 불리던 TK 일부 친박계 의원들과의 거리도 띄워놓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들은 당장 한국당 공천 과정에서 TK 의원들을 향한 ‘읍참마속’의 진가를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가 일각에서도 황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TK 친박계 일부 의원들의 희생의미가 담긴 총선 불출마 선언이 내년 초를 전 후 해서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컷오프를 당하기에 앞서 대승적 결단을 통한 정치인으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킬 것이라는 얘기다.

대승적 결단은 비단 TK 한국당 의원만 국한 된 것은 아니다. 험지 동구을 출마를 거듭 강조하고 있는 변혁의 리더인 4선 유승민 의원도 해당된다.

죽음의 계곡을 넘어 당당히 대구의 아들로서 대구의 벽을 넘을 것이라는 유 의원에 대한 일부 보수 민심은 유 의원의 장렬한 전사보다는 보수회생을 위한 대승적 자기희생을 요구하고 있는 듯 하다.

한국당과의 보수대통합을 통해 보수회생의 깃발을 쳐 들고 전국을 누비는 유 의원을 보고 싶다는 목소리도 크다. 보수통합 과정에서 탄핵의 강은 넘겠지만 대구의 아들로 다시 받아들일 수 있는 지역 어른(?)들의 통큰 표심은 아직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21대 총선 만큼은 유 의원이 통크게 물러서야 한다는 정가 일각의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당의 공천정국은 빨라야 새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통합의 시그널도 이 때쯤 울릴 것이다.

그전인 올 연말부터 TK 한국당 의원들의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총선 불출마라는 자기 희생의 종이 크게 울리길 기대해 본다.

민심은 계속 반성해야 할 그들의 희생을 옥죌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창재 기자 lc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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