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요충지로 숱한 역사적 전투 벌어져||대구의 하늘 관문…대구국제공항 400만 명 시대

▲ 5호 광장인 동대구 분기점의 모습. 경부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가 만나는 지점인 이곳은 대구국제공항과 동대구복합환승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교통의 요충지다.
▲ 5호 광장인 동대구 분기점의 모습. 경부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가 만나는 지점인 이곳은 대구국제공항과 동대구복합환승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교통의 요충지다.




대구의 5호 광장은 동대구 분기점 일원이다.

고속도로 분기점(JC)은 고속도로들을 서로 연결하는 도로 시설물이다.

고속도로는 주행 속도가 80㎞ 이상으로 매우 빠르기 때문에 차량이 중간에 정차하는 것이 어렵고, 교통 소통에 지장을 주기 쉽다.

그래서 고속도로가 서로 만나는 곳에는 입체 교차로 형식을 띠는 분기점을 설치한다.

동대구 분기점은 경부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가 만나는 곳으로 인근에 동대구복합환승터미널과 대구국제공항이 위치해 많은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곳이다.

이 지역은 군사적 전략 요충지다.

그래서 이 지역을 차지하려는 전투가 숱하게 벌어졌었다.

최근 대구국제공항의 이전이 정상적으로 추진된다면 이 일대는 획기적인 변화와 발전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동대구 분기점 인근에 있는 신숭겸 장군 유적의 모습. 후삼국 시절 ‘공산 전투’에서 전사한 신숭겸 장군을 기리기 위한 유적이다. 이 일대를 쟁취하기 위한 후백제 견훤과 고려 왕건의 치열한 역사적 전투들이 벌어졌다.
▲ 동대구 분기점 인근에 있는 신숭겸 장군 유적의 모습. 후삼국 시절 ‘공산 전투’에서 전사한 신숭겸 장군을 기리기 위한 유적이다. 이 일대를 쟁취하기 위한 후백제 견훤과 고려 왕건의 치열한 역사적 전투들이 벌어졌다.


◆숱한 전투가 벌어진 전략적 요충지

영남문화재연구원에 따르면 5호 광장(동대구 분기점) 일대는 고려시대 당시 해안현(解顔縣)이라고 불렸던 곳이다.

해안현은 치성화현(雉省火縣), 혹은 미리현(美里縣)으로도 통했다.

대구에는 바다가 없지만, 낙동강과 금호강 덕분에 일찍이 수로가 발달했다.

사방이 산으로 막힌 가운데 중앙으로 금호강이 흐르는 대구는 천혜의 요새이자 군사적 요충지로 주목받아 왔다.

신라시대 신문왕은 천 년 신라 역사상 유일한 천도 계획을 대구(옛 달구벌)로 세우기도 했다.

신라 말 해상왕이라 불렸던 장보고(張保臯)는 김우징(金祐徵)의 반란을 돕기 위해 경주로 향하던 도중 민애왕(閔哀王)의 군사와 이곳에서 맞닥뜨렸다.

장보고가 이끄는 청해진의 오천 명 군사들과 신라 중앙군 10만 명은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한바탕 격전을 벌였다.

왕건(王建)과 견훤(甄萱)이 명승부를 벌인 곳도 이 일대다.

당시 견훤이 호남에서 세력을 확장해 경상도 일대까지 그 기세를 떨치자 위기를 느낀 신라 경애왕(景哀王)은 왕건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에 따라 두 호걸의 대결은 대구 팔공산 동화사 일대에서 벌어졌다.

개성에서부터 내려온 왕건은 충주와 상주, 칠곡을 통과했다.

현재 지형으로는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경부고속도로로 갈아타서 대구로 온 것이다.

왕건이 이끈 1만 명의 군사는 기세등등한 견훤 군사와 힘겨운 싸움을 벌였는데 그 흔적은 동구 지묘동 일대에 남아 있다.

이 전투에서 전사한 신숭겸 장군의 유적은 대구시 기념물 제1호로 지정돼 있다.

‘공산전투’가 벌어진 이 일대는 고려 입장에서도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요충지였고, 후백제 입장에서도 기필코 차지해야 하는 길목이었다.

임진왜란 당시 활약했던 의병들의 흔적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해마다 10월이면 대구 동구 도동의 용암산성에서 열리는 옥천문화제는 임진왜란 당시 이 지역의 의병들을 기리는 행사이다.

당시 일본군의 주요 병력들이 북쪽으로 내달릴 때나 남쪽으로 퇴각할 때 반드시 이 지역을 거친 것을 보면 현 동대구 분기점 일대가 예전부터 주요 교통로였다는 점을 잘 알 수 있다.



▲ 5호 광장 부근의 대구국제공항의 모습. 대구국제공항은 올해 연간 이용객이 4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영남권의 거점 공항이다.
▲ 5호 광장 부근의 대구국제공항의 모습. 대구국제공항은 올해 연간 이용객이 4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영남권의 거점 공항이다.


◆대구의 하늘 관문, 대구국제공항

5호 광장 인근에는 영남에서 해외로 나가는 관문인 대구국제공항이 있다.

대구공항은 올해 연간 이용객 400만 명을 달성하는 등 매년 성장하며 전국의 몇 안 되는 흑자경영 공항으로 발돋움했다.

대구공항의 역사는 1931년 대구부가 도시계획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새롭게 추진된 대구도시계획은 대구 인근을 대구에 편입하는 시구개정 사업과 함께 사단 유치, 비행장 건설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이때 대구비행장 예정지로 선정된 동구 동촌 일대는 대구 인근의 중요 농업지대였다.

대구비행장이 건설됨에 따라 이 일대는 조선의 주요 공항이 되고, 동시에 조선과 일본, 만주를 연결하는 거점공항이 됐다.



경북의 주요 지역 대부분에서 대구공항까지 가는 데 한 시간 남짓 걸린다.



또 대구·경북에서 유일하게 국제교류 중심 기능을 수행해 영남권 거점공항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편 대구국제공항은 전국에서 도심과 가장 인접한 공항인 만큼 가장 소음 피해가 심한 공항이기도 하다.

특히 K2군공항에서 이·착륙하는 전투기의 소음으로 일대 주민들은 극심한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 1981년 현 동대구 분기점 인근 항공사진. 동그라미 부분이 당시의 동대구 나들목이다. 당시만 해도 경부고속도로에서 대구로 진입하는 동대구 나들목이었지만, 2006년 중앙고속도로가 개통하며 기존 나들목이 분기점으로 변경됐다.
▲ 1981년 현 동대구 분기점 인근 항공사진. 동그라미 부분이 당시의 동대구 나들목이다. 당시만 해도 경부고속도로에서 대구로 진입하는 동대구 나들목이었지만, 2006년 중앙고속도로가 개통하며 기존 나들목이 분기점으로 변경됐다.


◆통합신공항 이전…동구는 새 시대 맞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이 급물살을 타면서 공항 후적지 개발 등으로 동구는 새로운 시대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대구공항은 도심 한 가운데에 위치한 공항이다.

전국 최고의 소음피해는 물론 동구전체 면적의 35%(182㎢중 63㎢)가 고도제한에 묶여 개발사업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대구국제공항과 K2군공항 이전에 대한 요구가 끊이질 않았다.

공항 이전 움직임은 2008년부터 시작됐다.

신공항 유치를 두고 밀양과 부산 가덕도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2011년 국토해양부가 “두 후보지 모두 불리한 지형조건으로 인한 환경문제, 사업비 과다, 경제성 미흡 등으로 현시점에서 사업 추진 여건이 적합지 않다”는 결론을 냈다.

이후 대구시는 영남권 신공항의 대안으로 ‘K2공군기지와 대구공항 통합이전’을 추진 중이다.

군위 우보(단독 후보지), 군위 소보·의성비안(공동 후보지)에 대한 주민투표로 최종 후보지가 결정되면 본격적으로 공항 이전이 시작된다.

최근 대구공항 이전 움직임이 가시화됨에 따라 대구공항 이전 후 종전부지 활용방안도 주목받고 있다.

대구시는 공항 이전부지를 미래형 복합신도시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시는 다양한 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싱가포르의 클락키와 같은 특화된 상업지역 조성, 말레이시아의 푸트라자야를 벤치마킹한 글로벌 수변도시 개발, 대구형 스마트시티 구축 및 신교통수단 구축을 통한 친환경 도시 구현 등이 제시되고 있다.

종전 부지는 기존 점 단위 개발에서 벗어나 고도제한이 해제된다.

이에 따라 주변과의 연계개발을 통해 첨단기술 중심의 미래산업 유치로 신성장 거점이 될 전망이다.

또 팔공산·금호강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친환경 주거·여가·문화 공간 조성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혁신공간으로 재탄생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국제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대구국제공항의 가장 큰 이점인 접근성의 하락과 후적지 개발로 인한 구도심들의 슬럼화, 지역감정 유발,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공항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전부지가 결정 나는 대로 민간공항 및 통합이전 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반대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알고 있지만 대구·경북의 통합과 발전을 위해서는 통합 신공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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