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연말연시 대목 틈탄 지역 숙박업계 바가지 극성

크리마스와 새해 전후 숙박비 천정부지로 치솟아
숙박요금 자율제도 원인…요금표 명시하면 비싸도 문제 없어

연말연시 등의 특별한 날이 되면 어김없이 숙박비가 치솟는 바가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대구의 한 모텔촌 모습.


직장인 이기섭(34)씨는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생각하면 영 기분이 좋지 않다.

평소 5만 원이던 숙박요금이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천정부지로 뛰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크리스마스 전날에는 방 하나에 20만 원까지 올랐다.

아내와 크리스마스를 특별히 보내고자 이벤트를 준비했지만, 납득할 수 없는 숙박비를 보고 마음을 접었다.

‘올해는 다르겠지’라는 생각에 대구의 여러 숙박업소에 문의했지만, 숙박업소마다 한결같이 ‘크리스마스 요금은 평상시와는 다르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연말연시와 발렌타이 데이 등 특별한 날을 틈탄 대구지역 숙박업소의 바가지 요금에 대한 불만이 이어지고 있지만, 단속 근거가 애매하고 미비해 바가지 영업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실정이다.

숙박 예약 어플인 ‘여기어때’·‘야놀자’ 등에 따르면 올해도 어김없이 호텔과 모텔, 펜션, 게스트하우스 등 대구의 대부분 숙박업소가 평소 가격의 2~3배에 달하는 ‘크리스마스 및 신년 특수가격’을 책정했다.

대구 숙박업소의 평균 숙박비는 3만~10만 원이며, 크리스마스를 포함한 연말 성수기에는 2~3배 비싸진다는 것.

대구 수성구의 A업소의 평일 숙박비는 5만 원(스탠다드룸 기준)이지만, 크리스마스 전날인 12월24일은 무려 15만 원에 달했다.

동구 팔공산의 B업소도 숙박비가 4만 원 수준이었지만, 12월31일은 무려 20만 원까지 뛰었다.

문제는 숙박비를 자율적으로 정하는 탓에 성수기 요금을 평소보다 훨씬 많이 받더라도, 요금표만 미리 명시하면 법적으로 아무런 탈이 생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용객들은 숙박업소의 ‘기념일 특수 요금’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하는 현상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연인과 함께 숙박업소를 찾는다는 A씨는 “평소 5만~6만 원인 요금이 크리스마스와 연말이면 20만 원 정도가 된다.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만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이마저도 없기에 최대한 저렴한 업소를 찾아 미리 예약한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등의 성수기 때 객실 요금 인상을 막을 법적 근거가 없고 객실 이용자가 불법 사례를 신고하지 않는 이상 단속 또한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숙박업체를 대상으로 바가지 영업 자제를 권유하고 있지만 큰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숙박 예약 취소에 따른 환불로 인한 마찰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따르면, 성수기에는 사용 예정일 10일 전까지 또는 계약체결 당일에 취소하면 예약금 전액 환불이 가능하다.

하지만 숙박 예약 어플 운영 업체들이 환불 규정을 잘 지키지 않은 경우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숙박 예약 어플을 통해 계약한 후 대략 1시간 이내 취소할 경우, 예약금 전액을 환불하도록 시정 조치한 바 있다”며 “어플 업체가 즉각적인 환불을 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원으로 신고해달라”고 밝혔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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