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식투쟁을 했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일 청와대 사랑채 앞 투쟁 천막을 방문해 단식 중인 정미경 의원(왼쪽)과 신보라 의원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 단식투쟁을 했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일 청와대 사랑채 앞 투쟁 천막을 방문해 단식 중인 정미경 의원(왼쪽)과 신보라 의원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신청으로 여야가 2일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며 무쟁점 법안 처리를 위해 거론됐던 원포인트 국회는 결국 열리지 못했다.

결국 이날 내년도 예산안도 5년 연속 법정 처리 시한을 넘겼다.

그럼에도 여야는 협상을 통한 돌파구는 마련하지 못한 채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과 예산안 처리 지연을 둘러싼 ‘네탓공방’만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전면 철회하지 않을 경우 다른 야당들과 공조해 내년도 예산안과 민생법안 등 안건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밝혔다.

민주당은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정기국회 마비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한국당이)기존의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고 앞으로 민생법안에도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국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며 “응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다른 길을 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당의 요구대로 마냥 끌려 다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법정 시한 마지막 날임을 강조하며 “현재 예산안은 감산조차도 못 끝내고 증액은 손도 못대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당이)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으면 법안 몇 개를 풀어주겠다며 흥정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한국당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에서 근무했던 검찰수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거론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백원우 별동대 사건을 보며 이것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축소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상대편에게 없는 죄를 씌워서 끌어낼지 중상모략을 꾀하는 밀실이 바로 백원우 별동대고, 이를 대놓고 하겠다는 것이 바로 공수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공수처법과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으로 올라온 법안 등을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황교안 대표가 이날 단식 투쟁을 마친 후 당무에 복귀하면서 더 강경해진 분위기다.

황 대표는 “여당은 야당이 민생법안을 가로막는다고 거짓 선동을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합법적인 필리버스터를 방해하는 것이야말로 탈법적·반민주적·비민주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

국회 ‘합의체계’가 붕괴되면서 결국 법적으로 의사일정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문희상 국회의장의 결단이 중요해졌다.

교섭단체 합의에 따라 의사일정을 결정하지 못하면 결국 임시회를 여는 최종적인 결정권은 국회의장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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