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구에 동시 출격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대구 출마에 한발짝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이들 모두 대구 출마를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홍 전 대표는 “내년 1월께 총선 출마 지역구를 결정하겠다”고 했고 김 전 위원장은 “지역구 결정에 주위 얘기를 더 들어보겠다”고 했다.



▲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12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12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서문시장을 찾은 홍 전 대표는 “현재 정치상황이 극변하고 있다. 향후 어떻게 정치판이 변화될지 예측불가”라며 “지금 상태로 총선이 치러진다고 보지 않는다. 바뀐 상황에 따라 출마지역을 결정짓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 4번, 도지사 2번, 당대표 2번, 원내대표 등 다 해봤다. 특히 국회의원을 4번 하는 동안 매번 소위 험지에만 출마했다”며 “대선을 바라보고 있는만큼 2022년도 정권을 탈환할 수 있는 그런 지역을 택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 수성갑과 북구을은 출마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수성갑은 24년 동안 형님동생 사이하면서 지내온 김부겸 지역구”라며 “수성갑 출마는 정치 이전에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 생각한다”며 수성갑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북구을 출마에 대해서도 “홍의락 의원과는 대학 후배이고 집안사람이다. 그 자리 뺏을 생각 없다”며 “그 자리에는 소신있고 센스있는 강연재 변호사가 가면 의석을 탈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연재 변호사는 신명여고를 나온 탓에 대구 중남구 출마가 전망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홍 전 대표는 “중남구는 곽상도 의원 지역구다. 문재인 정권에 목을 칼을 들이대는 사람은 곽 의원뿐”이라며 “내가 당 대표라면 무조건 곽상도 의원에게 공천 준다. 곽 의원같은 인사가 10명 있으면 한국당이 산다”고 곽 의원을 치켜세웠다.

▲ 대구 김광석길에서 열린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북 콘서트. 김진홍 기자
▲ 대구 김광석길에서 열린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북 콘서트. 김진홍 기자


이날 김 전 위원장도 대구 김광석길에서 자신의 저서인 자신의 책 ‘아빠,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이름’의 북 콘서트를 연 이후 대구 수성갑 출마를 희망한다면서도 지역구 결정을 더 숙고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최근 대구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가 당내 중진 및 이른바 ‘잠룡’들의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대구 출마 숙고 뜻을 밝힌 바 있다.



▲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길 야외콘서트홀에서 열린 북콘서트에 참석해 발간한 책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김진홍 기자
▲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길 야외콘서트홀에서 열린 북콘서트에 참석해 발간한 책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김진홍 기자


그는 “수성갑 출마가 당과 국가를 위해 좋다고 보지만 나와 달리 생각하는 사람이 많더라”며 “당 비대위원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혼자 생각만으로 지역구를 결정하는 건 적절치 않은 만큼 좀 더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대구 출마설이 나도는 홍준표 전 대표와 경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홍 대표는 당의 중요한 인적자원이고 저 역시 역할이 있는 사람”이라며 “서로 부딪혀서 한쪽이 무너지는 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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