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실종자 대기실에서 해경 KBS에서 입수한 영상 공개||유가족들 “봤던 영상 그대로 틀

“이건 유족들을 두 번 죽이는 짓이야!”



▲ 7일 오전 대구 강서소방서에 마련된 독도 헬기 추락 피해 가족대기실에서 KBS로부터 입수한 논란의 동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2일 KBS에서 보도된 것과 같은 내용의 20초 분량 영상을 접한 가족들이 편집본을 들고 왔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김진홍 기자
▲ 7일 오전 대구 강서소방서에 마련된 독도 헬기 추락 피해 가족대기실에서 KBS로부터 입수한 논란의 동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2일 KBS에서 보도된 것과 같은 내용의 20초 분량 영상을 접한 가족들이 편집본을 들고 왔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김진홍 기자


독도 헬기 추락 7일째인 6일 오전 10시30분께,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대구 강서소방서에 마련된 유가족 대기실에서 KBS로부터 입수한 논란의 동영상을 유가족들에게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은 헬기가 독도에서 이륙하는 모습이 담긴 3개의 동영상으로 모두 합해 약 20초 정도의 분량이다. 이는 지난 2일 KBS에서 보도된 영상과 같은 내용이다.



영상에는 유가족들이 기대했던 헬기에 환자를 태우는 장면이나 헬기 추락 장면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영상 공개 후, 유가족 대기실은 유가족들의 거센 항의로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



한 유가족은 “이걸 대체 왜 틀어! 이건 수백 번도 더 봤던 영상인데!”라며 울부짖었다.



또 다른 유족은 “환자를 태우고 추락하는 장면들은 다 잘린 편집본이다”라며 “이걸 튼 것은 유가족들을 농락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분노했다.



한 유족은 오열하다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실신하기도 했다.



유족들은 “KBS에 일말의 양심을 기대했지만, 오늘로써 다 무너졌다”며 “KBS가 오늘 한 행동은 유족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20초 분량의 영상을 3개로 나눠 찍은 이유가 대체 뭐냐”며 “영상에서 편집과 조작의 흔적이 보인다. 원본영상 확보를 위해 KBS를 압수수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족 관계자는 “우리는 일관되게 KBS 사장과 보도기자, 촬영기자 3명의 해명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해 왔다”며 “당사자 3명이 없는 사과나 해명은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지난 5일과 6일 두차례에 걸쳐 KBS 부사장과 커뮤니케이션 부장이 유족들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유족들에게 거절당했다.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 이승우 단장은 “오늘 유가족들의 의견을 행정안전부와 해경, KBS에 정확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 이승우 단장.
▲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 이승우 단장.


한편 이날 KBS 관계자는 “오늘 제공한 영상이 전부”라며 일부 유가족들이 제기한 영상 편집과 은폐설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부인했다. 이어 사장과 촬영기자를 포함한 사과단을 꾸려 재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KBS 커뮤니케이션 황상길 부장은 “현재 촬영기자가 과호흡증후군을 호소하고 있어 함께 오지 못했다”며 “빠른 시일 내로 유족들을 만나 해명과 사과를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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