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없는 한국당 볼멘 소리 넘쳐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민 의원, 이 원내대표, 박광온 의원.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민 의원, 이 원내대표, 박광온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혁신 행보에 자유한국당의 기세가 대폭 꺽인 모양새다.

민주당은 연일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한국당은 민주당과 현정부의 실정을 맹폭할 뿐 자신들의 자성과 혁신 행보는 제자리 걸음만 걷고 있다.

실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이철희 민주당 의원이 이해찬 당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등 민주당의 당내 혁신바람을 일으키며 조국 사태의 출구 전략이 마련된 반면, 한국당 의원들은 지도부의 헛발질 행보에도 묵묵부답, 쓴소리 하나 내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지난 26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조국 정국 이후 당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가고 있다”라며 “민주당이 무기력해진 책임의 상당 부분이 이해찬 당대표에게 있다”고 이 대표를 저격했다.

당 전략기획위원장을 지냈던 이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정국이 한창이던 지난 8월 의원총회 당시만 하더라도 “내부 균열이 생기면 망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단속에 나서기도 했던 만큼 이번 작심 발언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조 전 장관의 임명 전후로 당내 동요 분위기는 이미 곳곳에서 감지됐다. 초선의원을 중심으로 일부 중진의원들이 거듭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일찌감치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조 전 장관 임명을 반대했고, 청문회장에서 조 전 장관을 공개 비판한 금태섭 의원은 문재인 정권이 사활을 건 공수처에 대해서도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조국 사태로 인해 많은 의원이 지옥을 맛봤다”고 말했고, 김해영 의원은 “샴푸라는 것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고 쓰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똑 떨어진다. 우리가 지금 딱 그런 상태”라며 우회적으로 당내 분위기를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최고위원인 김 의원은 최근 공식석상에서 “자성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거듭하고 있다.

발빠른 혁신 행보다.

반면 한국당은 연일 민주당을 겨냥, 맹폭을 가하고 있을 뿐 당 혁신엔 아예 입을 닫고 있다.

내년 총선이 6개월도 채 남지 않았지만 총선 로드맵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이를 위한 혁신 분위기도 없는 실정이다.

최근 한국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가산점과 조국 사태 표창장 논란으로 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당 지도부를 겨냥, 쓴소리를 내는 의원하나 찾아 볼 수 없다.

그렇다고 민주당 초선의원들의 과감한 총선 불출마 선언에 맞장을 치는 TK 친박 의원을 비롯 당내 책임지는 자세의 의원도 나서지 않고 있다.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눈치만 보는 형국이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 황교안 대표는 합리적인 얘기만 거듭 하고 있다. 딱 부러지는 결단력 로드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면서 “민심은 잃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민심을 얻을 수도 없는 어정쩡한 행보라는게 아쉽다”고 말했다.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운데)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운데)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재 기자 lc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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