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박물관대학, 삼국유사강독반 등 단체에서 30여명, 포석정과 삼릉, 경애왕릉 등에서 신라

▲ 삼국유사 기행단 30여 명이 지난 26일 경주 남산 일대에서 역사문화유적을 둘러보고 있다.
▲ 삼국유사 기행단 30여 명이 지난 26일 경주 남산 일대에서 역사문화유적을 둘러보고 있다.
삼국유사 이야기 현장을 찾아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발굴하는 작업을 이어가는 삼국유사 기행단 20여 명이 지난 26일 경주 남산 일대에서 신라 하대 역사를 재구성하는 답사를 했다.

삼국유사기행단은 이날 경주 남산 포석정에서 시작해 지마왕릉, 삼릉, 경애왕릉을 거쳐 동남산의 헌강왕릉과 정강왕릉을 돌아보며 신라하대 정치상황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번 탐방에는 경주문화탐방 회원들과 경주박물관대학팀, 삼국유사강독반, 경주문예대학, 영포문학 등의 문화예술분야 단체팀들이 주를 이룬 가운데 부산, 울산, 포항 등의 인근도시에서도 참여했다.

처음 출발한 포석정에서부터 역사의 기록이 잘못 전해지고 있다는 토론이 불꽃을 튀겼다. 포석정은 연회하던 장소로 경애왕이 연회를 벌이던 중에 견훤에게 잡혀 죽음에 이르렀다고 전해지는 부분에 대해 반대의견이 제시됐다.

기행단은 “견훤의 부대가 영천지역까지 밀고 들어온 사실을 경애왕도 알았을 텐데 적을 코앞에 두고 연회를 벌였다는 것이 이해할 수 없고, 당시는 음력 11월로 상당히 추웠을 때 야외에서 술잔을 기울였다는 것도 맞지않다”며 역사서의 기록이 수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경주문화원 문화탐방반의 최영호 이사는 “경순왕은 나라를 팔아넘긴 왕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백성들이 추대한 것도 아니고 어떠한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왕위에 오른 것이 아니므로 신라의 왕이라 할 수 없다”며 “신라는 경애왕으로 이미 끝이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남산의 헌강왕과 정강왕 형제의 왕릉을 돌아봤다. “두 왕의 여동생이었던 진성여왕은 문란한 행위로 신하들의 빈축을 받자 후계자를 찾아 왕위를 선양한 스스로 왕좌에서 물러난 최초이자 유일한 신라의 왕이”이라며 “오늘날 정치인들도 자신을 돌아보고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행단은 또 “삼국유사 기록을 보면 신라시대에는 특히 남산의 신이 포석정, 망덕사 등의 현장에 다양한 모습으로 현신해 왕과 백성들에게 위기에 대한 주의와 경계할 것을 암시했다”며 “당시 왕과 백성들이 그 교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경주문화탐방회 장근희 회장은 “경주에 살면서 경주를 잘 모른다는 것이 부끄럽게 생각될 때가 많아 역사문화탐방을 3년째 추진하고 있다”면서 “경주의 자랑이자 우리 민족의 자긍심으로 생각되는 신라 천 년의 유구한 문화역사를 공부해 제대로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삼국유사 기행은 대구일보 주관으로 매월 한 차례 문화해설사와 함께 삼국유사 이야기 현장을 찾아가 역사적인 사실들을 살펴보고 새로운 이야기로 재구성하는 스토리텔링하는 시간을 갖는다.

삼국유사 기행단은 다음달 23일 경순왕의 발자취를 찾아 연천군 일대 문화유적을 탐방할 계획이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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