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떠먹여 주는 밥도 못 먹는 한국당

홍석봉 논설위원

조국 사태는 무능한 정권과 사이비 좌파가 초래한 비극이다.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거기에 좌표잃고 표류하는 야당은 뒷짐지고 있었다. 대화 상대로 여기지도 않았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었다. 내로남불로 버티다가 결국 광장과 청와대로 달려간 민심에 무릎꿇었다.

조국을 낙마시킨 것은 민심이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이 여기에 무임승차하려고 한다. 촛불과 광장에서 재미를 봤다. 총선까지 ‘고(go)’를 외치고 있다. 칼로 일어선 자 칼로 망하고 입으로 일어선 자 입으로 망한다고 했다. 성경 구절이다. 한국당은 지난 19일 다시 광장으로 갔다. 한국당은 촛불로 정권을 뺏은 문재인 정권을 다시 촛불로 뺏겠다는 심사가 아닌가.

21대 총선이 6개월 남았다. 정치권이 총선 체제로 돌입했다. 그런데 지역 터줏대감 자유한국당의 꼴이 말이 아니다. 아직 정신을 못차린 듯 하다. 조국 낙마의 공을 자임하며 자아도취에 빠진 것은 아닌가. 눈 앞의 단 맛에 취해 갈 길을 잃었나.

조국 사태는 비실비실하던 야당에 보약이 됐다. 이런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한국당은 제발로 걸어들어오는 호기를 발로 차버리고 있다. 정부 여당에 등 돌린 민심을 정권을 되찾는 추동력으로 삼고 싶어 한다. 하지만 선후가 바뀌었다. 광장 민심은 더 이상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자칫 역풍만 초래할 뿐이다.

-광장은 이제 그만, 역풍만 초래할 뿐

한국당은 조국 사태로 여당에 등 돌린 중도층이 한국당에 마음 주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한다. 젊은 층의 한국당 혐오는 상상을 초월한다.

민심은 진보도 싫고 보수는 미덥지 못해 한다. 조국 사태로 민낯이 드러난 문재인 정부의 허약한 체력, 586의 허상, 진보 좌파의 철면피함, 김정은에 맡겨놓은 안보 등 현 정권의 실체를 목도하고 이건 아니다 싶어 등을 진 것이다.

역사학자 최남선은-“우리 조선은 망하는 데도 실패했다”고 했다. 망하려면 폭삭 망해야 했다. 세계사의 흐름을 외면한 결과 초래된 역사의 비극이라는 것이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탄핵의 멍에를 진 새누리당은 친반과 비박으로 갈려 이전투구를 했다. 당시 새누리당은 ‘폭망’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해체하고 재건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한국당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어정쩡한 봉합에 그쳤다. 이후 한국당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건물도, 가재도구도 새로 바꿀 수 있는 호기를 놓쳤다.

지금 한국당에는 지도자도 전략도 없다. 풍파가 이는 대로 그냥 흘러갈 뿐이다. 한국당에는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가진 지도자가 안 보인다. 황교안 대표가 얼굴 마담이 됐지만 아직 의문부호만 잔뜩이다. 광장 민심에 편승,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잡으려고 할 뿐이다.

대권 잠룡들도 말만 요란했지 승천하기엔 힘이 달리는 것 같다. 철 지난 레퍼토리만 불러대고 있다. 만만한 TK 지역구만 찾아 다니며 무임승차를 노리고 있다. 위상에 맞지 않는다.

-한국당 과제는 변화와 혁신 수용, 체질 개선

한국당의 가장 큰 과제는 급격하게 진보로 기울어진 대한민국호를 수렁에서 건져내는 일이다. 다시 사이비 좌파가 나라를 좌지우지하게 놔두어선 안 된다.

진보 좌파가 망쳐놓은 경제, 안보, 외교를 바로잡는 일이 그 다음 이다. 또 촛불 이후 둘로 갈린 민심을 수습해야 한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그늘에서 벗어나는 것도 시급하다. 웰빙 정당의 한계도 탈피해야 한다. 지역 민심은 외면한 채 일신의 영달에만 관심이 있는 국회의원들을 몰아내야 한다. 그리고 새 피를 수혈해 당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

민심은 변화와 혁신을 요구한다. 이게 한국당의 사명이다. 마지막으로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정책 정당으로서 거듭나야 한다. 싱크 탱크 기능을 활성화하고 끊임없는 성찰로서 당을 채찍질해야 한다. 그래야 보수가 다시 살고 빼앗긴 정권을 탈환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는 추락하고, 외교는 실종됐고 안보는 위기다. 포퓰리즘이 대한민국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 쓰레기통에서 민주주의를 꽃피운 나라, 세계 12위권의 경제 대국,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대한민국호를 이대로 좌초시키고 말 것인가. 조국 사태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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