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동물빛공원에 설치된 산동루 전경.
▲ 산동물빛공원에 설치된 산동루 전경.
구미 산동물빛공원 광장과 누각 명칭을 놓고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미 광장과 누각 명칭을 정하고 표지판까지 설치됐지만 특정 시민단체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광복회 대구지부까지 나서 명칭 변경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립운동가 왕산 허위 선생의 친손자 허경성(93)씨는 14일 광복회 대구지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미시장이 산동주민협의회와 인동장씨 대종회의 ‘태생지 중심 기념사업 집적화’라는 근거도 없는 논리를 받아들여 물빛공원 내 왕산 광장의 명칭에서 ‘왕산’을 지웠다”며 “구미시가 왕산 광장과 왕산루의 명칭을 원안대로 복원하고 창고에 보관 중인 14명의 동상을 산동물빛공원 내에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광복회 대구지부도 성명서를 내고 “왕산 허위 가문의 개인 재산을 만들려는 게 아니라 국민 가슴 속에 품고 있는 나라 사랑 정신과 민족혼을 심어주고 싶다”며 “장세용 구미시장은 산동광장을 즉시 왕산 광장으로 환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왕산광장과 왕산루 명칭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여론도 만만찮다.

이들은 광장과 누각의 명칭에 왕산을 붙이기로 했던 주민공청회는 주민 입주가 이뤄지기 전에 진행돼 실 이용자들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산동물빛공원이 지역생활권 거주자의 휴양·정서 생활 향상을 목적으로 조성된 근린공원인 만큼 시설물 명칭 역시 주민들의 의사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영호 산동주민협의회장은 “산둥 주민들이 반대하는 건 ‘왕산’이 아니다”라며 “주민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건 주민들은 제외한 채 구미시와 시민단체의 결정으로 공원의 명칭이 바뀌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동광장과 산동루의 이름을 고집할 수밖에 없는 산동주민들의 마음을 지역 이기주의로 헐뜯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류성욱 기자 1968plu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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