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이면 2020학년도 수학능력시험 30일 전이 된다. 이 시기 수험생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에 평정을 잃고 허둥대기 쉽다. 수능 전 마지막 한달은 지난 3년 간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도 남을 만큼 긴 시간이다. 구체적 전략을 가지고 차분히 공부하면 대역전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대구지역 입시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수능 D-30’ 전략을 살펴봤다.

◆심리적 안정감 중요

지성학원 윤일현 진학실장은 수능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는 수험생들의 심리상태가 중요한 만큼 작은 성취감이 안정감과 자신감의 바탕이 된다고 강조했다.

윤 실장은 “평소 집에서 공부하던 수험생이 갑자기 독서실을 이용하겠다고 고집을 부리거나 두통이나 위장장애 호소, 반찬투정이 늘거나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의 태도를 보이면 부모는 대화를 하거나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통해 하루 빨리 심기일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지금부터 수험생들은 자정이나 오전 1시 전에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생활 리듬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2, 3일에 한 번씩 온수욕을 하며 피로와 긴장을 풀어주면 쉽게 잠들 수 있고 컨디션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생활리듬도 서서히 낮 주기로 바꿔야 한다. 하루 6시간 이상 자고 깨어있는 시간에 집중해서 공부하도록 해야 한다. 건강 문제에 지나치게 민감하면 오히려 해롭다. 규칙적인 생활이 가장 중요하다. 독감 예방 접종 등은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다.

학습에서는 문제가 쉽게 출제될수록 교과서의 기본개념과 원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언어영역의 문학과 고전 부분은 교과서를 다시 읽어야 하고,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 개념에 더욱 유의한다. 교과서와 EBS 교재를 정독하면서 거기에 나오는 여러 자료들과 다양한 도표, 실험결과, 결론 유도과정 등을 잘 이해해 둬야 한다.

수능시험 특성상 맹목적인 암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조건 암기하려 할 때 시간 부족을 느끼기 쉽고 학습의욕도 저하된다.

심리적 부담이 커지고 시간에 쫓기다 보면 시험일이 가까이 다가올수록 평소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 과목을 포기하기 쉽다. 그러나 수능문제 중 상당수가 기본적인 원리와 개념만 이해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항들이다. 어려운 문제를 붙잡기 보다는 교과서 수준의 기본을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 모의고사나 문제집을 풀 때 한 번 틀렸던 부분이 계속 틀리는 경우가 많다. 원인은 개념이나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공부한 문제집과 모의고사 에서 틀렸던 것을 다시 확인하며 점검해야 한다. 수능 고득점은 남은 기간 동안 약한 부분을 얼마나 제대로 공부하느냐에 좌우된다.

3월부터 지금까지 치른 모의고사의 문제도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잆다.

◆범하기 쉬운 실수 체크해야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실장은 “변별력 있는 수능일수록 쉬운 문제에서 실수로 1~2점을 잃어버리게 되면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수 있고 실전에서 범하는 실수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면서 “수험생들이 범하기 쉬운 실수를 참고해야 한다”설명했다.

1교시는 두뇌 활성화가 되지 않아 시간 배분에서 실수하기 쉽다. 1교시에 잘못된 시간 배분으로 시험을 망친다면 다음 교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국어에서 처음부터 어려운 제시문과 변별력 있는 문제를 만나면 당황해서 시간이 모자라는 경우가 생긴다. 자신이 평상시 어렵게 느꼈던 유형의 문제는 뒤로 두는 전략이 필요하다.

반대의 경우도 생길 수 있다. 1교시의 긴장감이 오히려 집중력을 높여 문제를 빠르게 푼 경우로 볼 수 있다. 이때는 시간이 남더라도 문제와 선택지만을 보면서 답을 고치지 말아야 한다.

수능에서 많이 하는 실수로 ‘적절한 것’이라는 부분에 표시를 해 뒀음에도 정작 선택지를 읽으면서는 자신도 모르게 ‘적절하지 않은 것’에 정답 표시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문항을 풀 때는 답을 체크하기 전 ‘적절한 것’과 ‘적절하지 않은 것’을 동시에 확인하는 신중함과 꼼꼼함이 필요하다.

국어를 풀 때 수험생들이 자신의 배경 지식에 의존해 정답을 고를 경우, 99% 오답을 선택할 가능성이 많다. 배경지식이 문제를 푸는 데 많은 도움이 되긴 하지만 국어는 지문을 바탕으로 정답을 찾아야 한다. 문제에 ‘보기’가 제시된 경우는 당연히 ‘보기’까지 고려해서 정답을 해야 한다. ‘보기’가 답지에 접근하는 방법이나 관점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수학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 - 부호를 잘못 보고 문제를 푸는 경우다.

본인의 풀이 과정에서 플러스(+), 마이너스(-)를 잘못 인지해 전혀 다른 답을 구하는 경우가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또 수학에서는 위첨자와 아래첨자 등 글자의 크기를 달리해서 구분하는 경우가 많은데 풀이과정을 급히 써내려가다가 본인의 글씨를 잘못 해독해서 계산상 실수를 하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지수의 글씨를 너무 크게 쓰거나 로그의 밑과 진수의 글자크기를 잘못써서 하는 실수다.

긴장을 하다보면 문제가 묻는 것이 다른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EBS 교재를 통해 이전에 알고 있던 또는 이전에 연습했던 문제와 같은 것을 묻는다고 착각해 엉뚱한 답을 내는 경우도 있다.

객관식이라면 선지에 본인이 구한 엉뚱한 답이 없어 다시 검토하거나 실수를 정정할 기회를 갖지만 선지에 본인이 구한 엉뚱한 답이 있거나 주관식이라면 치명적인 실수가 된다.



영어영역에서는 고난도 문제(특히, 빈칸과 간접쓰기)에 너무 시간을 많이 할애하다가 정작 쉬운 문제들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3~4등급 학생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현상으로 그 어떤 실수보다 치명적일 수 있어 가급적 쉬운 문제부터 해결하고 어려워하는 유형의 문제를 가장 풀어보는 것이 좋다.

EBS 교재 수능 연계율이 70%가 넘다보니, 대화(담화)나 지문의 내용이 기억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대화(담화)나 글의 내용을 끝까지 듣거나 읽지 않고 기억에 의존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수험생들이 많다.

수능에서는 EBS 지문과 같은 내용이 출제되는 경우도 있지만 내용이 첨가되거나 요약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간접연계의 경우 소재만을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기억에만 의존하여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 쉬운 문제를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듣기 문제는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되고 특히 EBS 교재와의 연계율이 높아 오답률이 높지 않다. 속도 또한 빠르지 않아, 듣기에서 실수할 경우 전체 등급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듣기 문제를 풀 때는 듣기 문제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다수의 학생들이 독해 문항의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듣기가 실행되는 동안 독해 문항을 해결하려고 한다. 이 경우 쉬운 듣기 문제를 틀리면 타격이 크다. 특히, 숫자와 관련된 문항이나 간접 말하기 영역의 문항들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문항이므로 듣기에만 집중할 것을 권한다.

문법 문제 중 최고 빈출 문법은 관계사(관계대명사와 관계부사)이다. 이 문제는 관계사 다음에 이어진 문장의 완전/불완전을 파악하는 것이 관건으로, 동사의 쓰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많은 경우 수험생들이 문장의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해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잘못된 습관을 가진다. 어법 문항은 의미파악이 아니라 문장구조를 묻는 문항이므로 주어 동사를 중심으로 구조를 파악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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