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소감





무엇인가를 붙들고 싶었나 보다. 아니면 붙들리고 싶었던가..., 하며 아득하게 9월의 달력에 시선을 꽂을 때였다. 문자 한 통이 휴대폰 위로 떠오른 것은.

숲길에 선 듯했다. 무언가를 쓴다는 것은 쓴 약을 먹는 것 같아 항상 입이 텁텁했다. 그래서 제대로 무언가를 끄적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오늘 9월의 바람이 아름답게 내게로 불어왔다.

푸르고 시원한 그 바람에 오랜 텁텁함이 가시는 듯 상쾌했다. 나는 알고 있다. 이토록 많은 사람들 사이에 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가를,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말이다.

상의 비중이 크든 작든, 상금이 많건 적건 나도 사람들에 끼어 그들이 내어 놓은 길 위에서 쉬어가도 좋다는 생각이 들자 행복감이 밀려온다. 그리고 한동안 쓰지 않은 글을 다시 숲길 위에 내어 놓아본다. 눅눅하게 젖은 것들을 가을볕에 말릴 용기를 내어본다.





△동아대학교 국어국문과 졸업

△부산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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