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남권 관문공항 홍보영상 3개월 간 KTX에서 상영||문 대통령 부산 경제인 오찬 간

▲ 코레일 3개월동안 KTX 열차에서 상영한 ‘동남권 관문 공항 홍보영상 화면’의 일부 캡쳐본. 김상훈 의원 제공.
▲ 코레일 3개월동안 KTX 열차에서 상영한 ‘동남권 관문 공항 홍보영상 화면’의 일부 캡쳐본. 김상훈 의원 제공.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가 부산의 신공항 유치를 응원한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김해 신공항 건설에 대한 사실 왜곡 소지가 있는 부산시의 ‘동남권 관문공항 홍보영상’을 KTX 70개 차량에 3개월간 상영했기 때문이다.



코레일이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은 고속열차 70개에서 김해공항 확장 시 △소음피해지역 6배 확대 △김해공항 주변 밀집도 상승(150만 명) △24시간 운행 절대 불가 △조종사 73% ‘김해공항 안전 취약 의견’ 등의 내용을 담은 30초짜리 영상 광고를 올 2월22일부터 5월14일까지 상영했다.



70개 열차에 편성된 광고가 하루에 한 번 편도로만 상영됐다고 가정하더라도 최소 6천300번이나 불특정 다수의 KTX 이용 승객에게 노출된 셈이다.



특히 광고 상영 시점이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에서 열린 지역경제인과의 오찬 간담회(2019년 2월13일)에서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총리실 산하로 옮겨 검증논의를 재개할 수 있다고 발언한 뒤로부터 불과 열흘이 채 지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다보니 ‘특정 정치 세력에 대한 노골적인 편들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해당 광고는 상영 3개월 뒤인 5월 8일에 국토교통부가 광고 영상이 사실 왜곡 소지가 있으니 상영 중단을 해달라는 공문을 코레일로 보낸 뒤에야 겨우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과정에서 공기업인 코레일의 중립성 위반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광고중지 시점도 국토부가 공문을 보낸 지 일주일이나 늦은 지난 5월15일인 것으로 밝혀져 ‘의도적인 지연’이라는 비판까지도 나오고 있다.



코레일의 책임 떠넘기기도 도마에 올랐다.



김상훈 의원이 이번 사안에 대한 코레일의 입장을 물었지만, 코레인은 “KTX 영상광고 업무 체계는 연합뉴스가 영상정보사업자로 선정돼 5년간 운영 중이다”라며 “모든 영상광고는 연합뉴스에서 독립적으로 유치하고 시행하기 때문에 해당 사안과 코레일은 관련이 없다”며 궁색한 해명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상훈 의원은 “여야의 첨예한 쟁점이 되는 사안에 대한 특정 지역의 입장이 담긴 광고가 하루 이틀도 아니고, 장장 3개월씩이나 하루 평균 18만 명이 이용하는 KTX에 상영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영남지역 5개 광역단체장이 수년전에 합의했고 정부도 2026년까지 김해 신공항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에 변경이 없는 만큼, 국가 공기업이 논란의 소지를 만드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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