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산자부 이어 에기평 마저 ‘포항지진 책임회피’법률자문 받아

산업통상자원부에 이어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하 에기평)이 대형 법무법인에 ‘지열발전 관련 손해배상책임’에 대한 법률자문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자유한국당 김정재 의원(포항북)은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올해 3월11일 지열발전 주관기관인 에기평이 대형 법무법인에 ‘손해배상책임’ 관련 법률자문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에기평이 법률 자문 결과를 받은 날은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이 “국가 연구개발 과제로 진행한 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촉발했다”고 발표하기 열흘 전이다.

지열발전 주관기관이 정부의 원인조사 결과 발표가 있기도 전에 책임회피와 소송준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김정재 의원실에 따르면 에기평은 법률자문을 통해 △정밀조사 결과 지열발전소와 지진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 피해자 보상 여부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 에기평에 대한 국가배상청구소송 쟁점 △에기평의 손해배상책임 여부 등에 대해 법률자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법인 측은 책임회피와 소송대응을 위해 에기평이 준비해야 할 자료와 대응 방식 등을 상세히 자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에기평은 국정감사 준비과정에서 지열발전과 관련 ‘법률자문 현황’을 제출하라는 의원실의 요구에 “관련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허위로 답변, 법률자문 사실 자체를 은폐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김 의원실은 자료요구 당시 에기평 담당자가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법률 자문 때도 큰 논란이 일었는데 감사원 감사 중에 그런 법률 자문을 의뢰했겠느냐”며 “그러한 문건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거짓답변을 지속해 왔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실은 해당 법무법인이 에기평에 보낸 보고서에 공문서 번호가 찍혀 있는 데다가 수신자란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기재돼 있었지만 에기평 공문서 수발신 목록에는 해당 문건의 수신 기록조차 기재되지 않아 의도적으로 법률자문 사실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진 피해 주민이 정부조사연구단 발표를 숨죽이며 기다릴 때 에기평은 책임 회피와 소송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며 “에기평의 법률자문 자체도 도덕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허위공문서 작성과 허위자료제출과 같은 불법으로 은폐하려한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로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재생에너지사업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정부 스스로 지열발전사업 과정에서의 안전관리 문제점을 인정하고 개선 의지가 전제돼야 한다”며 “정부의 인식과 태도 전환을 강력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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