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진실에 눈 감으라는 사회

홍석봉 논설위원

다시 광장이다. 진보와 여당이 광장에 뛰쳐나갔다. 보수와 야당도 뒤질세라 달려갔다. 모두 내 목소리만 높이고 있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는 아예 듣지 않는다. 전부 내로남불이다. 진보가 불을 댕겼다. ‘울고 싶던 차에 뺨 때리는 격’이 됐다. 촛불에 주눅 들고 민주화란 단어에 기 꺾였던 보수가 이제 한판 붙어보자며 거리로 나섰다.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의 진면목을 봤다. 386과 운동권의 허상을 확인했다. 그동안 가식과 위선으로 가득 찬 진보의 면모도 확인했다. 사회의 양심이라 불리던 지도층 인사들의 서글픈 위상을 목도했다. 우리는 절망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조국 사태의 본질은 국민의 눈높이를 무시한 위선과 파렴치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 폭발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을 비호하고 있다. 대통령과 조국의 관계를 떠나 적폐 청산을 내세운 현 정권의 정당성까지 의심받는다. 문재인 정부는 산업화·민주화 세력이 일궈놓은 오늘의 우리나라를 부정하는 소위 사이비 진보 세력들때문에 말아먹게 생겼다. 사이비 진보는 자신들의 민주화운동 이력에 기대 입신양명과 치부에 성공했다. 현 정권의 핵심 인물 다수가 이 범주에 속한다. 탁월한 능력이 국민을 감탄케 한다.

-위선과 파렴치에 대한 국민 분노 폭발

문 대통령의 조국 편들기는 결국 검찰을 겁박하는 촛불시위까지 초래했다. 이는 보수의 대 집결을 촉발하는 기폭제가 됐다. 검찰 개혁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사회 개혁이라는 어젠다를 우리 사회에 던져 주었다. 결국 진보 지지층의 상당수가 돌아섰다. 이들은 진보도 보수도 못 미더워한다. 소위 중도 무당층이다.

현 정부는 경제와 안보, 외교 실정으로 나라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만이 현정권의 치부를 가리기 위한 수단이고 오로지 정권 유지의 방편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대선 때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한 연설이 화제다. ‘안의 예언’이란 제목의 유튜브에서 안 후보는 만약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나라는 분열하고, 무능하고 부패한 정부가 되고,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과거로 되돌아가는 그런 나라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이 반으로 나뉘어 분열되고 사생결단하며 5년 내내 싸울 것”이라며 “자기를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적폐로 돌리고, 국민을 적으로 삼고, 악으로 생각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또 “계파 패권 세력은 줄 잘 서고, 말 잘 듣는 사람만 써 결국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이 된다”고 경고했다.

소름 끼치도록 들어맞는 예언이다. 아마 진보 세력의 실체를 꿰뚫어 봤기 때문에 가능했던 분석이 아니었던가 싶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해놓고서는 결국 국민을 두 쪽내 서울 광장과 서초동의 거리 패싸움으로 내몰았다. 취임사에서 약속한 국민 통합과 공존은 간 데 없다. 국민들의 소리에는 귀를 막고 자기 편의 말만 듣는다. 우리 사회를 양 극단으로 갈라 놓은 현 상황은 조국 장관 임명에서 시작됐다. 안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은 빗나가지 않았다. 다른 말도 맞을까 걱정이다.

-정의와 공정 무너져, 조국 사태의 끝은

이제 진보 진영에서조차 조국 사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록 간헐적이긴 하지만. 현 정권의 핵심 인사를 대거 배출한 참여연대에서 조국 장관 임명 등 참여연대의 사회 감시감독 기능 부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지식인 사회는 정의와 공정을 추구하고 부정과 불공정을 배격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래야 바로 선 사회, 바른 국가라고 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현 정권 들어 정의와 공정은 실종됐고 반칙과 부정이 횡행하고 있다. 사회의 버팀목이 됐던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도 말짱 헛것이 됐다. 진리와 도덕을 말하기는 더더욱 어렵게 됐다. 상식은 무너졌다. 누가 이렇게 만들었나.

‘자식들에 너무 미안해서 광화문 나갑니다’ 라는 자칭 중 늙은이 아줌마의 글이 국민들의 마음을 헤집어 놓는다. 악몽 같은 지난 몇 달, 이젠 끝내야 한다. 이게 부모의 마음이고, 국민의 마음이다. 조국 사태의 끝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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