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국제학교가 부유층 내국인 자녀를 위한 ‘황제교육 학교’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지역 거주 외국인 자녀를 위한 학교가 설립 목적과 달리 극소수 지역민들을 위한 그들만의 특수교육 학교로 변질됐다는 것이다.

대구국제학교의 내국인 비율은 무려 74.5%에 이른다. 전국에서 가장 높다. 재학생 302명 중 225명이 내국인이다. ‘국제학교’라는 이름이 무색할 지경이다.

이같은 사실은 박찬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외국인학교 및 외국교육기관 관련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나타났다.

국내 42개 외국인학교와 교육기관의 평균 내국인 비율은 32.1%다. 대구국제학교의 비율은 전국 평균의 2.3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현행 관련법에는 외국인학교와 외국교육기관의 내국인 비율이 정원의 30%를 넘지 않도록 하되 20%의 범위 안에서 지자체의 교육규칙으로 입학비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외국인학교가 정원을 확대 지정하는 방식 등의 편법을 통해 법망을 피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외국인 입학 정원은 차지 않아도 과다 지정한 정원에 비례해 내국인 입학 인원을 늘려 뽑는다는 것이다.

대구국제학교의 연간 수업료는 유치원 2천50만 원, 초등학교 2천210만 원, 중학교 2천420만 원, 고등학교 2천840만 원 등이다. 웬만한 월급 생활자는 소득으로 자녀 학비도 댈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입학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위화감을 줄 수밖에 없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내국인 비율이 높을수록 수업료도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 비율 상위 5개 학교의 초교생 연간 수업료는 평균 2천550만 원으로 하위 5개 학교의 평균(250만 원)보다 10배 이상 많다.

대구국제학교는 지난 2010년 동구 봉무동에서 문을 열었다. 경제자유구역특별법에 따라 경제자유구역 안에서 외국학교법인이 직접 설립해 운영하는 국내 최초의 학교다. 미국 메인주의 사립학교인 리 아카데미가 운영하고 있다.

국제학교는 지역의 국제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외국인들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기반시설이다. 세계 어느 지역이라도 자녀교육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능력있는 외국인들이 오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목적과 달리 내국인 금수저들을 위한 학교로 운영되면 교육격차와 교육불평등, 상대적 박탈감 등을 심화시키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게 된다. 또 결국에는 지역의 국제화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국제학교에 대한 교육당국의 관심과 지도감독이 절실하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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