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막강한 권한 행사…관리감독은 허술

▲ 새마을금고 CI. 새마을금고를 둘러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조직이 방대한데다 단위 금고 이사장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새마을금고 CI. 새마을금고를 둘러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조직이 방대한데다 단위 금고 이사장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금횡령과 인사 전횡 등 새마을금고를 둘러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조직이 방대한데다 단위 금고 이사장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가 원인이지만 정부와 중앙회의 관리·감독이 허술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미의 A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갑질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사를 돕거나 술을 담그는 등 이사장 개인적인 일에 직원들을 동원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이 이사장의 갑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2년 전인 2017년에도 결혼하는 여성들에게 퇴사를 강요(본보 2017년 12월28일 9면)해 물의를 빚었다.

당시 이사장의 강압에 못 이겨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여직원은 “결혼한다고 하니 이사장이 직접 ‘이 날짜까지 근무하라’며 A4 용지에 각서를 쓰고 도장까지 찍게 했다”고 말했다.

해당 이사장은 담보대출을 할 수 없는 종교시설에 부당하게 거액을 대출해 주고 채무 건전성이 낮은 다른 새마을금고와의 합병을 통해 이사장의 임기를 편법으로 연장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그는 아들에게 법인카드를 사용하게 하고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공금횡령 혐의로 지난 8월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징역 1년2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고령이란 이유로 법정구속을 피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을 둘러싼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구미의 B새마을금고는 2017년 6월에는 부정대출 의혹(본보 2017년 6월5일 10면)으로 새마을금고 경북지역본부로부터 감사를 받았다. 담보로 잡은 부동산에 문제가 발생했는데도 추가 대출을 승인해 막대한 손해를 입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초 대출부터 추가대출까지의 과정은 이사장이 혼자 결정했고 단 한 차례도 이사회에 보고되지 않았다.

올해 초에는 구미의 C금고에서 이사장의 갑질(본보 1월31일 10면)이 도마에 올랐다. 해당 금고 이사장은 취임 직후 정적 관계에 있던 직원을 지점으로 발령낸 뒤 노골적으로 사직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공제 포상금을 유용했다는 이유였지만 애초 공제 포상금은 금고 수익으로 보기에는 성격이 애매하고 금액이 많지 않아 직원 회식비, 경조사비 등으로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시장은 해당 직원의 명패를 빼앗고 지점장인 그에게 ‘솔선수범하라’며 창구 업무까지 지시했다. 결국 이 사건은 이사장과 직원이 서로를 고소하는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새마을금고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 건 이사장 개인이 금고의 인사권과 자금 운용 등에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행정안전부와 금융당국으로 이원화돼 있는 관리·감독 기능을 하나로 묶어 새마을금고와 중앙회를 더 면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성욱 기자 1968plu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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