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특별조치법의 입법 필요성

특별조치법의 입법 필요성

배병일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법률은 국회에서 입법되어 시행되면 그 때부터 효력이 발생하고 그 법률이 폐지될 때까지 유효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일정한 기간 동안에만 법이 적용되고, 법률에서 규정한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면 효력을 잃는 한시법이라는 것도 있다.

한시법은 특정한 사항에 대하여 일정기간 동안에만 규율을 하고 그 기간이 경과하면 법률적용의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법률을 소멸시키는 법이다. 그래서 한시법은 대부분 한 번만 제정되는 것이고, 여러 번 반복해서 입법되는 것은 한시법의 입법목적에 어긋나는 것으로 부적절하다.

토지는 사람이 살고 있는 터전으로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는 중요한 사유재산이다. 토지는 개인의 경제적 부의 원천으로 지적도와 토지대장에 의해 구분되고, 등기에 의하여 권리귀속을 결정한다.

지적도와 토지대장은 세금징수를 목적으로 등기부는 권리관계 증명을 위하여 필요한 장부이다. 조선시대에도 양안이라고 하는 지적도와 토지대장에 해당하는 것이 있었지만, 여러모로 내용이 부실하고 부정확하였다. 1910년 일제는 우리나라를 수탈하고 지배를 합리화하기 위한 재정을 확보하고자 토지세금을 확실하게 징수하고자 하였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는 양안 이외에는 제대로 된 지적공부가 없었다.

일제는 우리나라에서 토지조사사업과 임야조사사업을 1912년부터 1935년까지 실시하면서 지적도, 토지대장, 임야대장, 등기부 등 토지관련 장부를 새롭게 만들었다. 그 후 36년간 우리나라에 적용한 토지소유 관련 법은 일본 민법과 일본 부동산등기법이었고, 해방이후 1959년말까지도 계속하여 적용되었다. 1960년 1월1일부터 우리가 만든 민법과 부동산등기법이 시행되었다. 그 이전까지 우리나라 토지에 50년 간 적용되었던 일본 민법에서는 당사자간에 토지매매계약을 하면 소유권이 이전되는 것으로 보았는데, 우리나라 민법에서는 등기를 이전해야만 소유권이 이전되는 것으로 보아 등기 이전이 권리 변동에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되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50년 간 계속되어온 계약관행 등으로 인하여 등기 이전을 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1960년 이후 경제발전에 따라 고속도로 건설 등 국가적인 토건사업을 실시하면서 토지보상을 둘러싸고 토지소유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서 공사가 지연되는 등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1969년 임야소유권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하는 등 각종 특별조치법을 한시법으로 여러 번 제정하였다.

1977년에 와서 전국적으로 많은 토지와 건물이 미등기상태로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등기된 부동산이라도 대장상으로만 등기부에 한 필로 되어 있는 토지를 여러 필로 나누는 분필 등으로 변경하고 있어서 재산권으로서의 가치기능을 상실하고 있는 것을 조속히 등기토록 하기 위하여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6년 한시법으로 제정하였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효과가 있었고, 국민들은 그 입법의 효율성과 필요성에 대하여 요청을 하게 되었다.

이에 또다시 1992년과 2005년에 동일한 이름과 내용으로 2년의 한시법으로 입법하였다. 그런데 20대 국회에 들어와 2016년 11월에는 최교일 의원이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대표 발의한 이후 지금까지 11건이 동일한 이름과 내용으로 발의되어 있다. 입법 현상으로 아주 특이한 것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다. 법의 이념인 합목적성측면에서는 일단 타당하지만, 또 다른 법적 안정성측면에서는 다소 문제가 있다. 그러나 8·15 해방과 6·25 사변 등을 거치면서 부동산 소유관계 서류 등이 멸실되거나, 권리관계를 증언해 줄 수 있는 관계자들이 사망하거나 주거지를 떠나 소재불명이 되는 경우들이 많아 부동산에 관한 사실상의 권리관계와 등기부상의 권리가 일치하지 아니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하여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간편한 절차를 통해 사실과 부합하는 등기를 할 수 있도록 입법되어야만 한다면 나름대로 합목적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은 하루빨리 입법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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