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추석민심’ 제대로 읽으셨나요

추석 전 한 달여 간 지속된 조국 법무장관 임명을 둘러싼 소동은 우리나라가 처한 혼돈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다수의 언론과 야권은 “조국 한사람의 허물이 이제까지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모든 사람의 허물을 모은 것보다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결국엔 장관으로 임명됐다.

반대 목소리를 높여온 국민들의 허탈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렇게 할거면 청문회가 왜 필요하냐고 반문한다.

지역 민심에서는 분노가 느껴진다. 각종 모임과 SNS에서는 날선 말과 글이 여과없이 표출된다. “선량한 국민들 마음에 독기를 품게 하는 정치를 왜 하냐”는 원성이 이어진다.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대외관계, 남북관계 등 국정의 어느것 하나 제대로 굴러가는 것이 없다. 뿔을 고치려고 소를 죽이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설익은 개혁이 총체적 난국을 초래한 형국이다.

일부에서는 조 장관 임명 강행이 현 정권의 국정운영 방식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평가한다. 이분법을 통해 편가르기를 하는 좌파 정권의 진면목이 가감없이 드러났다는 것.

현재 조 장관 임명자는 부인과 주변인물 등 여러 사람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압수수색도 수십 곳에 걸쳐 이뤄졌다. 어떤 사실이 밝혀질지 전국민이 주시하고 있다.

---조국 임명은 검찰 수사의 가이드라인

주변인물들이 수사 선상에 올라있는 인물을 장관에 임명한 것은 문제가 있다.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와 관련해 이토록 국론이 분열된 적은 없다.

대통령의 임명은 그 자체가 수사의 가이드라인이 된다. ‘나는 잘못이 없다고 본다’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과 다름 없다. 법대로 수사를 한다는 것이 ‘윤석열 검찰’의 의지다. 하지만 ‘조국 장관 임명 강행’이라는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기 때문에 어떤 수사 결과가 나와도 문제를 피해 갈 수 없게 됐다.

만약 책임이 있다는 결론이 나 현직 법무장관이 정식 수사를 받게 되면 국정기조가 흔들리게 된다. 임명의 당위성은 땅에 떨어지고 정권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 뻔히 보이는 결과를 무시하고 임명을 강행한 책임 공방이 또 다시 불타오를 것이다.

‘수사 결과 별 문제 없다’는 발표를 할 경우에도 문제는 불거진다. 믿어주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조 장관 임명자는 취임 하루 뒤인 지난 10일 검찰 개혁작업을 추진하기위한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지금은 법무장관이 검찰개혁에 관여할 때가 아니다. 개혁 관련 작업을 유보해야 한다. 또다른 오해와 분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의 공정한 수사가 검찰개혁보다 우선 순위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수사가 되지 않으면 검찰개혁도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조 장관 임명은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맨 격이다. 대가가 따를 수밖에 없다. 엄청난 국가적 에너지가 찬반 진영 서로를 비난하는 비생산적 형태로 분출될 것이다.

---역사상 국민이 이렇게 갈라진 적은 없다

우리 역사상 국민이 이렇게 갈라진 적이 있었던가. 국민이 진보와 보수로 양분됐다. 물론 같은 사안을 다르게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정반합의 진전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지금 나타나는 모습은 아니다. 진영 논리에 사로잡힌 막장싸움이다. 국익은 뒷전이다. 급선무는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한 곳으로 모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적폐청산이고, 개혁이고 모두 공염불이다.

많은 국민은 현재 우리나라가 가는 길이 바른 길인지 확신을 하지 못한다. 국민에게 걱정을 주는 상황 뿐이다. 미래를 두려워 하는 사람이 많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하더라도 상황에 맞아야 한다. 완급 조절도 필요하다. 그것이 정치다.

21대 총선이 7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정치인들이 국가 정책을 포함한 모든 것을 선거라는 ‘괴물’을 통해 보는 시간이다. 선거와 연관지어 생각하면 전체이익과 동떨어진 결정이 나올 수 있다. 총선까지 남은 시간이 우려스럽다.

지난 주 정치인들은 추석 귀향활동을 했다. 민심을 충분히 읽었을 것이다. 오기와 편견, 밀어붙이기와 편가르기 정치가 제발 끝났으면 하는 것이 민심이다. 국민을 불안하게 하지 말라는 것이 민심이다.

지국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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