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무의 열상방언

엄윤숙 지음/사유와기록/280쪽/1만4천500원

‘누워서 떡 먹기’는 ‘쉽다’는 뜻이 아니다. 애초에 이 속담은 '누워서 떡을 먹으면 콩고물이 떨어진다'이다. 떡을 누워서 먹다가 얼굴을 더럽히고 게을러진다는 말이다. 반만 쓰고 있어 반대의 의미로 쓰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몰랐던 속담의 원래 의미와 해설을 담고 있다. 이덕무의 열상방언을 오늘의 시각으로 다시 읽어낸 책이다.

‘열상방언’은 조선 후기의 학자 이덕무(1741~1793)가 당시 서울·경기 지역에서 널리 쓰이던 속담을 수집해 엮은 속담집으로, ‘청장관전서’ 제62권에 실려 있다. 이덕무가 총 99편의 속담을 모아, 매 편마다 6글자로 한역한 뒤 친절하게 그 뜻을 설명하고 있다. 이덕무는 속담을 한문으로 쓰고, 그 뜻을 한문으로 간단히 썼다. 하지만 저자는 이를 한글로 읽기 쉽게 풀이하고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등 우리에게 익숙한 속담이 있는가 하면, 처음 들어보는 속담도 있다. 간결하고 쉬운 표현 같지만, 풍부한 비유와 상징이 담긴 속담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예나 지금이나 인간사는 별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