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홈페이지
'한국인의 밥상' 최불암이 전어밤젓을 비롯해 배물김치, 배깍두기, 늙은호박영양찜, 호박잎 다슬기국, 구기자 수육과 약밥 등으로 나이를 잊은 밥상을 만나본다.

5일 오후 방송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오늘 가을을 만난다'라는 주제로 다양한 밥상들이 소개된다.

새벽 4시, 하동 중평마을 앞바다는 조업 중인 어선들이 한창 잡는 건 다름 아닌 전어다. 보통 가을의 대명사로 전어를 꼽지만, 중평마을은 7월부터 전어잡이가 시작된다.

지금이 제철인 햇전어는 여름 전어라고도 불린다. 뼈가 연하고 기름기가 적어 통째로 썰어 회로 먹으면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전어밤젓은 전어 수확 철에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으로, 전어 한 마리당 하나밖에 없는 완두콩만 한 밤(위)을 모아 담그기 때문에 예부터 귀한 젓갈로 여겼다. 굵은 소금에 절여 1년 정도 삭혀 먹으면, 쌉싸름하고 고소한 맛에 손이 절로 간다.

충남 아산시 둔포면에는 오래된 배나무골이 있다. 배 농가들은 이른 추석을 앞두고 수확이 한창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배는 10월이 제철이지만, 이들이 따고 있는 건 조생종 '원황배'다. 조금씩 빨라지는 추석에 맞춰 수확할 수 있게 개발된 품종이다.

배를 갈아 배즙을 만들고, 썰어놓은 무와 각종 채소에 부어주면 시원한 '배물김치'가 완성된다. 이어 배를 깍둑 썰고 고춧가루와 갖은양념에 버무린 '배깍두기'는 달고 식감이 부드러워서 매운 걸 못 먹는 아이들이나 치아가 약한 어르신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늙은 호박은 추운 계절을 대표하는 식재료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이른 가을부터 만날 수 있다. 최근 붓기 제거에 효과가 좋아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대량생산과 조기 수확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호박마을로 선정된 하동의 신정마을 역시 8월부터 늙은 호박을 수확한다. 올해 첫 수확을 축하하는 마을 잔치가 열렸다.

늙은 호박 하면 빠질 수 없는 '늙은호박영양찜'에는 근처 바닷가에서 나는 돌문어와 전복, 그리고 닭과 온갖 한약재를 넣어 가마솥에 1시간가량 푹 찌면 든든한 보양식으로 손색없다.

또한 호박잎 다슬기국은 서늘한 기운의 호박잎과 성분이 차고 해독에 좋은 다슬기는 여름철 더위를 식혀줄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끝으로 예부터 하수오, 인삼과 함께 3대 명약으로 여겨지는 구기자는 간 해독에 좋은 베타인이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다. 청양군 운곡면은 전국에서 구기자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마을이다.

그냥 먹어도 달짝지근한 구기자를 과육에 설탕을 넣어서 끓여 만든 '구기자잼'을 빵에 듬뿍 발라 '구기자 샌드위치'를 만들면 밭에서 먹을 수 있는 좋은 새참이 된다. 남은 씨앗은 깨끗하게 씻어 말려 사용한다. 구기자 씨는 고소한 맛이 강해서 깨 대신에 음식에 활용하면 좋다. 여기에 구기자와 함께 삶아 잡내를 없앤 '구기자 수육'과 건 구기자를 넣은 '구기자약밥'까지 더하면 푸짐한 구기자 한 상이 완성된다.

한편 '한국인의 밥상'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40분에 방송한다.

김명훈 기자 mhkim@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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