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첫걸음을 내디뎠다. 세계 물 시장 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대구 국가산단 내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4일 착공 3년 만에 개소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들어간 것이다.

기술 개발부터 해외 진출까지 물기업 육성을 지원할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대구시가 2015년부터 2천892억 원을 들여 달성군 구지면 대구국가산업단지에 64만9천m² 규모로 조성했다. 진흥 시설, 실증화 시설, 기업 집적 단지로 구성돼 있다.

기업 집적 단지에는 롯데케미칼 등 물 기업 24곳이 현재 입주해 가동 중이거나 건립 중이며 지난 5일 유망 기술을 보유한 3개 강소 기업이 추가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분양률은 50%다. 대구시는 내년 말까지 50개 기업과 30개 연구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다. 4천억 원 규모의 투자와 2천 명의 고용효과가 기대하고 있다.

대구시는 그동안 가뜩이나 열악한 지역 산업 구조를 탈바꿈 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다가 물 산업에 주목했고 이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물 산업 육성의 핵심이 물산업클러스다. 대구시는 물산업클러스터를 한국 물 산업의 허브로 만들려고 한다. 지난해 물산업진흥법이 제정되면서 법적 지원 장치도 마련됐다. 물 기술 분야의 인·검증을 담당할 한국물기술인증원이 조만간 이곳에 둥지를 틀면 클러스터 조성에 화룡점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물 산업의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6천980억 달러다. 반도체 시장보다 2배 이상 크다. 오는 2025년에는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점유율은 0.4%에 불과하다. 우리의 물 기술 수준도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물 기술 선진국의 약 72%에 머물고 있다. 기술 격차가 6.8년이다.

급성장세를 보이는 세계 물 산업 시장에서 한국이 성과를 내려면 선도 기업을 중심으로 대학 및 관련 연구소의 기술 개발 및 기업 전수 등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대구시의 의욕만으로는 안 된다. 국가적인 지원이 따라야 한다. 덜렁 클러스터만 설립해 놓고 나머지는 지자체서 알아서 하라고만 해서는 곤란하다.

이제 겨우 물 시장에 발을 담근 우리나라다. 정부와 지자체 및 기업들이 합심해 기술 고도화와 산업화를 달성해야 한다. 현재 물산업클러스트에 입주한 기업들의 규모도 너무 영세하기 짝이 없다. 덩치를 더 키워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한다. 그래야 경쟁할 수 있다. 근로자들의 정주 여건 및 접근성도 과제다.

대구시가 세계 물 시장을 이끄는 물 산업 선도도시로 우뚝 서길 바란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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