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과 철도 레일온도 예측정보 시스템

전준항

대구지방기상청장

폭염과 열차 안전운행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열차가 달리는 레일은 철로 만들어져 일정한 온도가 넘으면 휘는(좌굴) 현상이 발생한다. 더위로 인하여 레일의 휘는 정도가 심하면 열차가 선로를 탈선할 수 있기에 코레일(한국철도공사)에서는 레일온도가 55℃ 이상이 되면 철도 운행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열차를 서행하고, 64℃가 넘으면 고속열차(KTX)는 운행을 중지한다. 열차 서행 현황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지난 2014년 6회, 2015년 28회, 2017년 23회이던 열차 서행 횟수가 2018년에는 135회로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기록적 폭염에서 기인하였음을 말해준다. 지난해 서울의 하루 최고기온은 39.6도(2018년 8월1일)로 1907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11년 만에 가장 높게 치솟았고, 공식 관측이 이뤄지는 전국 95개 기상관측소 중에서 60%에 해당하는 57개소에서 역대 최고기온이 새롭게 기록되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에 코레일은 올해부터 2023년까지 5년동안 3천805억 원을 투입하여 열차 안전운행과 고객 불편 해소를 위한 폭염 대비 중장기 안전대책을 지난 2018년 8월에 발표하였다. 주요 내용은 열차운행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사항으로 ‘레일온도 저감을 위한 차열성 페인트 도포구간 확대’, ‘자동 살수장치 설치 확대’, ‘실시간 감시시스템 구축’ 등 안전설비 확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레일온도 실시간 자동검지장치는 작년 75개소에서 올해 상반기 150개소로 확대 설치·운영 중이며, 폭염 발생 시 레일온도 검지장치를 이용해 레일 온도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레일온도가 높아진 위험구간에 대해 살수하는 방식으로 실시간 대응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열차 안전운행의 실시간 모니터링 및 대응과 더불어 레일 위치(지점)별 최고기온 예측정보를 생산하고 활용한다면 열차 안전운행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대구지방기상청은 코레일 대구본부와 함께 폭염 대비 열차 안전운행 확보를 위한 레일온도 예측정보를 생산·활용하기로 협의를 하였으며, 협업을 통해 기상기후 빅데이터와 레일온도 실시간 자동검지장치에서 생산되는 관측자료를 융합한 ‘레일온도 예측 알고리즘’ 개발을 착수하였다.

열차 레일온도 예측정보를 활용하면 사전에 열차운행 서행 지점 및 시간의 예측정보로, 열차운행 위험구간 점검 및 살수 인력과 장비 투입 등의 선제적 대응이 가능해져 폭염으로 인한 열차 안전운행의 위험성을 확연히 감소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게 된다.

레일은 공기와 열전도율이 다르기 때문에 태양고도가 높고 일사가 강한 시간대인 오후 1시 전후로 최고기온이 나타나는 특성을 고려하여, 레일온도 변화에 영향도가 높은 기상요소(기온, 습도, 일사, 풍속 등)의 상관성을 병합·분석하고, 기상예보(수치예보, 동네예보 등)를 접목하여 레일온도를 예측하는 것이다. 올해는 우선적으로 코레일(대구본부) 관할구역인 대구와 경북남부지역의 철도 각 구간에 대해 단계별(50℃가 넘으면 관심, 55℃가 넘으면 주의, 60℃가 넘으면 매우 경계) 레일온도 예측정보를 생산하여 웹사이트와 모바일을 통해 제공할 계획이다.

열차지연으로 인한 경제 손실 규모를 기후변화 시나리오(RCP4.5/8.5)를 적용하여 추정한 결과 2100년에는 45조~60조 원에 이르는 경제적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미국의 Paul Chinowsky 박사는 전망하였으며 기온 상승과 맞물려 열차지연은 사회·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견된다. 레일온도 예측의 대표적인 해외사례는 미국연방철도국의 Web기반 레일온도 예측서비스를 꼽을 수 있다. 9 km × 9 km 격자 간격으로 12시간의 레일온도 예보를 생산·제공하여 열차 안전운행을 지원하고 있다.

전 세계는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고, 전지구 평균기온은 점차 상승하는 추세에 있으며 폭염은 해가 거듭될수록 심해지고 있다. 대구지방기상청과 코레일(대구본부)은 변화하는 기후변화에 발맞춰, 레일온도 예측정보서비스를 생산·활용한다면 열차 탈선사고 예방으로 열차를 이용하는 국민의 안전을 높이고, 열차지연을 최소화하여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코레일(대구본부)과 대구·경북 레일온도 예측시스템을 올해 구축 완료하고, 이를 발판삼아 전국 철도망에 확대 적용할 표준 알고리즘을 2020년까지 연구·개발할 계획이다. 이는 우리나라를 넘어 유라시아 철도, 더 나아가 전세계 철도망에 적용이 가능한 레일온도 예측정보서비스 생산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대구지방기상청과 코레일의 협업을 통해 대한민국 열차 안전운행의 선구자가 되는 것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이며, 대구지방기상청과 코레일(대구본부)의 숨은 노력이 빛을 발하기를 기대한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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