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종합전형 오해와 진실

▲ 성공적인 수시 지원을 위해서는 학생부종합전형을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
▲ 성공적인 수시 지원을 위해서는 학생부종합전형을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
2020학년도 수시 원서 접수 기간이 가까워졌다. 지금쯤 수험생들은 6장의 수시 원서 카드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저마다 최적의 전략을 세우고 있을 것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가장 먼저 지원을 고려하는 대표적인 전형이다.하지만 ‘학생부종합전형은 어떤 전형인가’하고 물었을 때 이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수험생의 경우 학생부종합전형을 둘러싼 몇 가지 키워드에 대해 각각의 의미를 혼동하거나 오해해 섣부른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수시 지원을 앞두고 수험생이 혼동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세가지 키워드를 짚어보고 이와 관련해 수험생들이 흔히 하는 오해는 무엇인지 살펴봤다.

◆정성평가 바로알기

학생부종합전형은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를 평가 방법으로 삼는다. 대학마다 자체적인 기준을 세워 학교생활기록부 및 각종 서류를 종합적으로 살펴 평가하는 것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이러한 정성평가 방식에 대해 많은 학생들이 오해하는 부분 중 하나는 학업역량이다.

대학이 중요한 평가요소로 활용하는 학업역량이 단순히 내신 성적만을 의미한다고 받아들이고 이 내신 성적을 통상의 정량평가 방식, 즉 내신 등급으로 파악해 스스로 합불 기준을 세우곤 하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말하는 학업역량은 등급으로 표현되는 내신 성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같은 성적표를 지닌 학생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A학생이 2학년 2학기에 들은 과목의 내신 등급은 3등급이지만, 학생부종합전형은 이 학생을 ‘3등급 수준의 학업역량을 지닌 학생’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등급 외의 다른 부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14명이라는 소수의 인원이 수강한 과목이라면 이는 학생들이 기피하는 어려운 과목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또 과목 평균이 높고 표준편차가 적다는 것은 아 과목을 수강한 학생들의 학업 수준이 높으면서 조밀하게 모여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14명 중 3등급을 했다는 것은 그 과목에서 4~6등 정도를 했다는 의미로 이 학생은 더 크게는 전교생 400명 중 4~6등 정도의 학생일 가능성이 더 크다. 이러한 가설은 이 학생이 1학년 때 들은 과목의 성적을 통해 더욱 견고해진다.

대학은 이같은 방식으로 ‘등급’ 외에도 과목별 원점수와 평균, 표준편차, 이수자수 등 다양한 지표를 활용해 학생의 학업역량을 파악한다. 정성평가란 확인할 수 있는 모든 지표를 ‘해석해 평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내신 평균 등급만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의 지원 여부를 고려하는 것은 학생부종합전형의 ‘정성평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자기소개서 바로알기

대학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학생부종합전형은 서류평가로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기타 다양한 서류 제출을 요구한다. 이때 자기소개서는 그 자체에 따로 점수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자기소개서가 학교생활기록부 전반에 대한 평가를 뒤집을 만큼 압도적인 영향력을 갖추고 있진 않다는 의미다. 하지만 자기소개서는 지원자의 학교생활기록부를 평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지침이 되는 보충자료임은 분명하다.

즉 자기소개서는 학생을 이해하기 위한 참고자료며 학교생활기록부를 통해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된다.

학교생활기록부는 기본적으로 담임 및 과목별 선생님 등 제3자의 눈으로 쓰여진 나의 경험이다. 그곳에는 경험에 대한 사실과 그 사실을 제3자의 눈으로 평가한 내용이 기록돼 있다. 하지만 그 경험이 구체적으로 학생에게 어떤 의미고 이후 어떤 성장을 동반했는지는 기록되지 않는다.

이때 학교생활기록부에 나열된 사실이 지원자 스스로에게 의미 있는 경험이었는지를 지원자의 입장에서 듣고자 하는 것이 자기소개서의 기본적인 취지다.

즉 학생부종합전형을 위한 자기소개서는 ‘얼마나 잘 쓰느냐’ 이전에 ‘살아있는 경험’으로 만들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등학교 활동 중 의지를 갖고 했던 경험을 자신의 성장과 관련해 서술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소개서는 ‘학교생활기록부’를 이렇게 읽어달라고 부탁하는 설명서에 가깝다. 설명서는 설명서의 역할에 충실하게, 담백하게 내 학생부를 표현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도움말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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