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의료칼럼…균형 잡힌 얼굴이 미인



균형 잡힌 얼굴이 미인

이동은

리즈성형외과 원장

젊은 여성 환자가 진료실로 들어왔다. 코에 필러주사를 맞겠다고 찾아왔다. 진료실에 앉자마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작년에 코를 높이는 주사를 맞았는데, 시간이 지나가면서 높이가 살짝 줄어드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여름도 지나고 곧 개강하기 전에 무엇을 하는 것이 좋을까 하다가, 코를 조금 더 높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병원을 찾아왔다는 것이다.

이야기하는 동안 거울을 보며 자신을 향해 표정을 여러 모습으로 지었다.

환자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 얼굴사진을 몇 장 찍어서 나와 같이 그 사진을 보면서 이야기해 봅시다.”

병원에 오는 환자들을 진찰하기 전에 먼저 스튜디오에서 얼굴의 표준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필자의 오래된 습관이다.

성형수술은 근본적으로는 자기만족이이다. 하지만 사진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면 남들이 보는 자신의 모습, 즉 객관적인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환자의 얼굴사진을 컴퓨터에 올려 보니 그 환자가 이야기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 보였다.

얼굴의 위쪽 삼분의 이가 얼굴 전체 면적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서 아래쪽 삼분의 일, 즉 흔히 말하는 하관의 크기가 너무 작다. 게다가 눈썹, 눈, 광대뼈, 코의 크기가 너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입의 크기가 폭도 좁고 두께도 너무 얇다. 전반적으로 위쪽 얼굴과 아래쪽 얼굴의 비대칭이 너무 심한 것이다.

사진을 함께 보면서 설명을 해 주었다. “보시다시피 위쪽 얼굴과 코의 크기가 아래쪽 얼굴, 특히 입술의 크기에 비해 차이가 너무 심한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생각하는 것처럼 코의 크기가 더 크게 변한다면 그 크기의 비대칭이 너무 커져서 오히려 얼굴의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코의 크기를 크게 해 주는 것보다 오히려 입술의 크기와 폭을 크게 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필자의 설명을 듣던 환자가 무엇인가 이해하게 되었다는 뜻으로 이야기했다. “이제껏 집에서 거울을 들여다 볼 때나, 여러 병원에서 상담을 하러 다니면서 코에 대한 생각만 해 왔었는데, 이렇게 사진으로 얼굴 전체를 보니 문제는 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입술과 턱 주변에 있다는 점을 이제야 알 것 같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대로 코에 필러를 주사했을 때도 처음 코가 높아지는 것을 보고 좋아했었지만,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었는데, 이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결국 그 환자는 상대적으로 커 보이는 위쪽 얼굴을 줄이는 주사요법을 시술하고, 아래쪽 얼굴의 볼륨을 늘려주기 위해 입술의 두께와 폭을 늘려주고, 턱 끝의 볼륨을 필러로 늘려주었다. 새롭게 변한 모습에 만족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환자는 돌아가면서 자신의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고 좋아했다.

환자들을 만나다 보면 눈썹, 눈, 코, 입이 각각 아름다운 사람들은 많이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각각이 다 좋은 모습인데도 불구하고 어딘지 모르게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지 못한 어색한 모습의 얼굴을 보기도 한다. 그럼 그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

중요한 것은 각각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얼굴이라는 캔버스 위에 어떻게 자리 잡고 있으면서 한 폭의 조화로운 그림처럼 하나의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할 것인가라고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눈썹, 눈, 코, 입술의 크기, 위치가 얼굴 전체에서 적당한 크기로, 적절한 위치에 있는 것이 중요하다.

비록 이목구비가 아름답지 못하더라도 얼굴 안에서 있을 자리에 균형이 잡힌 모습으로 있는 경우에는 남들에게 하나의 통일된 이미지로 좋은 인상을 주는 모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흔히 분위기가 있는 얼굴이 바로 그것이다.

비록 적당하고 균형이 잡힌 위치에 눈, 코, 입이 자리를 잡고 있다 할지라도 작은 입술, 작고 폭이 좁은 눈, 작고 짧은 코, 여성 환자의 얼굴에 남성형의 매부리코가 있는 경우처럼 얼굴 전체의 조화가 깨어진 경우는 얼굴의 밸런스를 맞추어주기 위해서 길이와 폭, 크기에 변화를 주는 수술이 필요하다.

거리를 다니면서 보면 단순히 수술한 티가 나는 모습뿐만 아니라, 한 부분만 과도하게 강조된 모습의 밸런스가 망가진 얼굴이 조금씩 더 많이 보이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각자의 모습에 어울리는 가장 조화로운 얼굴들을 거리에서 많이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각각의 이목구비가 조화와 균형을 이룰 때 미인으로 보이듯이, 우리 사회도 얼굴이란 거대한 캔버스처럼 각자의 구성원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때, 보다 나은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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