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석기상청장
▲ 김종석기상청장
새털구름, 양떼구름 구름의 이름을 최초로 지은 사람은 누구일까?

기상학자나 천문학자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최초로 구름 이름을 지은 사람은 영국의 제약사인 루크 하워드(1772~1864)다. 하워드는 1802년 ‘구름의 종류에 관하여’라는 논문을 발표하기 전까지 제약사로 살아왔으나, 아름답게 변하는 구름에 모습에 반해 평생 구름을 관찰하는 기상학자가 된다.

제약사가 구름의 이름을 지었다는 것도 특이하지만, 그 당시 구름은 이름 짓거나 분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늘의 메시지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하워드가 지은 구름의 이름은 사람들의 인식의 틀을 바꾸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특히, 하워드는 구름의 이름을 여러 나라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라틴어를 사용했고, 구름의 모양을 통해 이름을 지으면서 구름의 성질 분석에 용이하도록 하여 후에 과학적 분류의 기초가 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과학적으로 구름은 무엇이고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구름은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가 많이 몰려서 대기 중에 떠 있는 것을 말한다. 구름의 생성과정을 보면, 수증기를 포함한 공기가 높이 올라갈수록 점차 기압이 낮아지게 되고, 수증기를 포함한 공기는 점점 부피가 커지게 된다. 부피가 커지면서 공기 온도는 낮아지고, 기온이 이슬점 온도 아래로 내려가면 수증기는 응결된다. 이 응결된 수증기는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가 되어 일정한 곳에 몰려서 구름이 만들어지게 된다.

구름은 다양한 색깔과 모양으로 나타나는데 ‘모양’과 ‘높이’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구름을 모양에 따라 구분할 때는 ‘층운형 구름’과 ‘적운형 구름’으로 나눈다. 층운형 구름은 대기가 안정된 상태에서 생기는 구름으로, 공기 덩어리가 옆으로 얇게 퍼지면서 구름이 만들어지므로 두께가 얇아 밝게 보인다. ‘적운형 구름’은 대기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생기는 것으로, 공기 덩어리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상승 기류가 활발하여 두꺼운 구름층이 만들어진다.

구름을 높이에 따라 분류할 때에는 ‘상층운, 중층운, 하층운’ 등으로 나눈다. 상층에서는 ‘권운, 권층운, 권적운’이 발달하고, 중층에서는 ‘고층운, 고적운’이, 그리고 하층에서는 ‘층적운, 난층운, 층운’이 발달한다. 또한, 상층과 하층에 걸쳐서 수직으로 발달하는 ‘적운, 적란운’도 있다. 이렇게 해서 구름의 기본 10종이 분류된다.

이렇게 분류된 구름 중에서도 날씨와 밀접한 구름들이 있다. 상층운은 높이 6㎞ 이상에서 만들어지는 구름으로, 구름을 이루는 물방울들이 얼음결정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햇빛이 비칠 경우에 투과되어 그림자가 생기지 않고 밤에도 별빛이나 달빛을 볼 수 있다. 이 상층운 중에서 우리가 가을 하늘에 자주 볼 수 있는 구름이 권운이다. 구름모양이 새털처럼 생겼다고 해서 ‘새털구름’이라고도 한다. 이 권운은 날씨가 맑았다가 점차 흐려지기 시작할 때 주로 잘 나타서 하늘에 새털구름이 보이면 날씨가 곧 흐려질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하층운은 높이 2km 이내에서 생기는 구름으로 대부분 물방울로 이루어져 있다. 짙은 회색을 띠면서 하늘 전체를 덮은 구름을 난층운이라고 하는데 비 또는 눈을 동반하고 있다고 하여 ‘비구름’이라고 한다. 난층운이 보이면 비가 오기 시작한다고 예측할 수 있다.

꼭대기가 둥글고 밑바닥은 평평한 모양으로 뭉게뭉게 떠 있는 구름인 ‘적운’은 맑은 여름날 발생하고 비가 내리지 않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 구름이 매우 크게 발달했을 때는 비가 내리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모양은 적운과 비슷하지만 수직으로 높이 발달한 구름덩이가 탑 모양을 이룬 구름인 ‘적란운’은 여름철 소나기를 내리게 하는 구름으로 높이 발달한 만큼 구름 속에 물방울뿐만 아니라 많은 얼음 결정을 가지고 있어서 가끔 우박을 내리게도 하니 조심해야 한다.

이처럼 구름은 아주 오랜 세월에 걸쳐 우리에게 날씨에 대한 메시지를 주고 있었다. 한국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김춘수의 시 “꽃”처럼 하운드가 구름의 이름을 지어주고 불러주어 단순한 현상에 불가했던 구름이 기상학의 기초가 되고 기상학의 발달이 조금 더 앞당겨졌을지도 모른다.

기상청에서는 이러한 구름의 변화를 천리안위성을 통한 실시간 감시와 관측자를 통한 수동관측을 통해 예보 자료를 만들고 있다. 더 나아가 신속한 예보를 통해 기상재해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다양한 기상서비스를 통해 국민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가 매일 보는 일기예보, 구름의 역할이 크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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