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자매의 고민

자매의 고민

이동은

리즈성형외과 원장

병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보면, 혼자보다는 가족이 함께 찾아오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여성 환자의 경우 모녀 또는 자매끼리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

아무래도 혼자 결정하기보다는 둘, 혹은 셋이서 함께 결정하는 편이 서로 조언을 해 줄 수 있고 보다 객관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후덥지근한 어느날 오후, 중년의 자매가 찾아왔다. 처음 보는 순간, 이들이 어떻게 나를 찾아왔는지 알아볼 수 있었다.

자매의 얼굴은 큰 편은 아니었지만, 유달리 길어 보였다. 코 아래 인중의 길이가 길게 늘어져서 그런 느낌이었는데, 그 모습마저 자매가 비슷했으니 누가 보아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길게 늘어진 코 밑 인중, 양쪽 입술도 아래로 축 처져서 얼굴이 길어 보이기도 했지만, 우울한 인상에 나이도 더 들어보였다.

같은 부모 아래에서 자라난 자매 모두 이러한 얼굴 모습 때문에 어려서부터 놀림도 받고 그것 때문에 고민도 많이 했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늘 마음에 걸려 있었다고 했다.

자매의 상태를 보고 몇 가지 검사를 함께 진행했다. 인중의 길이가 보통 사람보다 얼마나 긴 것인지, 인중의 모습이 어떻게 생긴 것인지, 혹시 좌우가 다른 짝짝이가 아닌지, 어떻게, 얼마나 줄여 주어야 현재의 얼굴에 가장 적당한 것이 될지를 두고서다.

수술에 대한 중요한 사항들을 설명해 주고 수술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수술을 결정했다.

두 사람 모두 특별히 건강상 문제는 없어서 수술은 문제없이 진행되었다. 얼굴의 비례와 균형에 맞추어 가장 적당한 길이로 코 밑 인중의 길이를 줄이고 윗입술을 당겨 올려 주었다.

수술상처는 최대한 꼼꼼하게 봉합해서 겉으로 보아서는 거의 티가 나지 않을 정도까지 만들어주었다. 큰 기대를 하고 온 만큼, 그들 자매의 바람에 충분히 보답하기 위해 노력을 한 셈이다.

자매 중 동생은 인중의 길이만 줄여주는 것으로 끝이 났지만, 몇 년 전 수술했던 코에 문제가 생긴 언니는 코 수술도 함께 했다.

인중의 길이도 줄어들었지만, 코도 오뚝하게 세워준 셈이니, 인상이 완전히 바뀐 셈이다.

실밥을 뽑고 나서 어느 정도 부기가 가라앉은 다음, 자매는 환한 얼굴로 병원을 찾아왔다.

수술하기 전의 사진과 비교해보니 수술 전보다 많이 젊어 보이는 인상이다.

주위로부터 몰라보게 젊어지고 밝아졌다는 말을 듣고서 새삼 작은 변화가 얼굴 전체에 주는 영향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코 수술을 함께 한 언니는 이제 새로운 얼굴의 모습이 자신감을 주는 것 같아서 생활에 활력이 생기는 것 같아서 좋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런 별난 수술을 왜 하는지 못마땅해 했던 가족들도 요즘은 전보다 더 밝은 모습으로 자주 웃는 것을 보면서 가족 간에도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좋아한다는 것이다.

자연스러워지기까지 시간이 조금 더 걸리겠지만,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고, 그럴수록 더 좋아질 것이니 이제 행복해질 일만 남았다고 말해 주었다.

수술을 하고 환자들의 웃는 낯을 보고 있으면, 사람에게 얼굴은 참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첫 인상을 갖게 만드는 얼굴은 잘 생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조화와 균형이 더 중요하다.

이러한 균형이 조금만 어긋나도 전체의 인상이 자연스럽지 못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어떤 이유에서 그런 것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여기저기 물어서 이런 저런 수술을 하곤 하는데, 그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밸런스가 더 어색해져서 오히려 더 못난 얼굴이 되고 마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일이 많다.

사람들의 얼굴에서 그런 부조화를 세심하게 찾아서 교정해 줌으로써 그들의 자존감을 올려줄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면, 성형외과 의사들의 우리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조금 더 늘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장마도 어느덧 지나가고 뜨겁게 이글거리는 ‘대프리카’의 여름이 찾아왔다. 시원한 차림으로 거리를 걸어 다니는 사람들 속에서 조화와 균형이 잡힌 자신감 넘치는 외모의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늘어나서 더위를 식혀주는 한 줄기 소나기처럼 대구의 인상을 조금 더 시원하게 만들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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