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사전 = 저자는 자신의 일상을 채운 ‘소리’에 귀기울이며 그 안에서 익숙하면서도 특별한 의미를 발견하고, 이를 기록했다. 이 책에는 일상에서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빗방울 소리, 라면 물 끓는 소리, 설거지하는 소리, 문자 오는 소리에서부터 심장이 뛰는 소리, 아이가 달려가는 소리, 낙엽 밟는 소리, 바람의 웃음소리, 연애의 소리, 키스의 소리, 침묵의 소리 등 저자의 삶과 일상 속에 깃든 다양한 소리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쩌면 무심히 흘려보냈을 수도 있었을 수많은 소리들을 저자는 섬세한 시선과 감성으로 포착해낸다. 윤혜선 지음/마음의숲/268쪽/1만4천 원

폴리네시아에서 온 아이 = 이 책은 기후 난민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해마다 상승해서 머지않아 섬 전체가 바다에 잠길 운명에 처해 있는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몇 날 며칠 폭우가 쏟아지면서 섬의 절반이 순식간에 물속으로 가라앉아 버린 폴리네시아의 어느 산호섬 이야기다. 그곳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낯선 곳으로 길고 긴 여정을 떠나야만 하는 나니네 가족의 절박한 이야기가 감정의 과잉 없이 시종일관 절제된 언어로 간결하게 그려진다. 코슈카 지음/라임/131쪽/9천500원

당신은 나의 옛날을 살고 나는 당신의 훗날을 살고 = 윤병무 시인의 세번째 시집다. 24년이란 시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번 시집에서는 일상의 서정이 쌓인 전작에서 드러난 고단하고 비루한 삶의 하중과 슬픔이 그대로 이어진다. 하지만 ‘우리 삶이 정말 고단한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시선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 보이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시인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58편의 시에 녹여냈다. 윤병무 지음/문학과지성사/132쪽/9천 원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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