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지나치게 더운 여름을 아프리카에 비유해 ‘대프리카’라는 별칭이 어색하지 않은 대구는 유난히 덥다. 그래서 이미 익숙한(?) 우리는 더위를 이길 수 있거나, 피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으로 더위를 즐기고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들은 여기가 대프리카인지, 이 더위가 얼마나 더우며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모른다. 보호자가 챙겨주지 않으면 이 살인적인 더위를 오롯이 그대로 온몸으로 받을 수밖에 없어 스트레스나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심지어 반려동물의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경우까지 생길 수 있는 만큼 무더운 날 생길 수 있는 크고 작은 여러 위험 상황에 대해 몇 가지 살펴보자.

우선 반려견들은 사람보다 기초 체온이 높고 온몸이 털로 뒤덮여 있어 더위에 굉장히 취약하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자.

또 피부에 땀 구멍이 따로 없기 때문에 열을 발산하기 위해 혀로 호흡하는데 여름철 산책 중 평소보다 더 길게 혀를 내밀고 헉헉거리는 모습을 자주 보이는 것이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여름이 되기 전 그동안 일정한 시간에 야외 배변이 훈련돼 있었거나 혹은 보호자의 일정에 따라 산책 시간이 정해져 있던 반려견이라도 7~8월만은 직사광선이 뜨거운 오전 11시에서 오후 4시 사이의 산책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 시간이 아니더라도 혹시 △더운 날씨 탓에 산책 도중 심하게 헐떡거린다거나 △입이 점액질로 미끈거리거나 △혹은 바짝 마르며 혀가 파래지며 갑자기 기운 없어 보이거나 걸음이 불안정하다면 일사병의 증상으로 볼 수 있다.

이때는 즉시 산책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한 뒤 안정을 시킨 후 시원한 물을 먹이거나 물을 몸에 적셔준 후 가까운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가야 한다.

또한 강아지들의 발바닥은 몹시 얇고 부드러운 피부로 돼 있기 때문에 해가 진 뒤 산책하러 나가도 대낮의 뜨거워진 지열로 바닥에 화상을 입고 물집이 생길 수도 있다. 산책 전 바닥을 보호자가 먼저 짚어보는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람도 여름이면 소화 기능이 떨어져 입맛이 없어지는데 반려견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특히 더운 날씨에 체온을 낮추기 위해 항상 헉헉거리는 강아지들은 정말 에너지 소비가 많고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간단한 보양식이나 좋아하는 간식으로 입맛을 잃지 않게 해줘야 한다. 실내에서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으로 시원하게 온도를 맞춰주더라도 강한 바람으로 인한 안구건조증이나 너무 낮은 온도로 인한 감기 또한 주의해야 한다. 또 실내 공기를 자주 환기시키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

다른 지역보다 유독 더운 도시 대구지만 우리 보호자들의 더 열정적이고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인해 우리 반려동물들은 한층 건강하고 즐거운 여름을 보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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