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이번주 계획했던 휴가일정을 접고 일본의 추가 경제보복 조치,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긴급한 외교·안보 현안 해결책 모색에 집중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공식일정 없이 참모들로부터 현안을 보고받으며 해법을 구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국내외 산적한 현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휴가를 취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일본과 관련해서도 당연히 상황 보고를 받고 대응 방안 등을 지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한 지시가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말을 아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다음달 2일 각의를 열어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법령 개정을 시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이 제외될 경우, 현재 수출 규제를 적용받는 반도체 핵심소재에 더해 첨단소재, 전자, 통신, 센서, 항법장치 등 1천100여 개 품목을 수입할 때마다 일본 정부의 개별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수입할 때마다 목적과 용도, 최종 수요지 등을 일일이 밝혀야 하며 일본 정부가 수입을 허가, 불허 또는 지연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어 우리 기업들의 제품 생산 차질도 예상된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것은 곧 ‘우방국 관계’의 파기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한반도의 전통적인 주변 4강으로 분류되는 미국·중국·일본·러시아의 외교 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다음달 2일 태국 방콕에서 개최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나란히 참석해 양 장관 간 회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 주말 제주도에 다녀온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오전 제주를 찾아 1박2일을 보내고 서울로 돌아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공식 휴가를 다녀온 것은 아니고 주말을 이용해 가까운 지인을 만나기 위해 제주도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문 대통령은 비공개로 제주도의 지인을 만난 것 외에는 별도 일정을 잡지 않고서 한·일 갈등과 개각 등 첩첩산중인 국정과제에 대한 해법을 찾는 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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