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대구를 찾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수성갑에 낙하산 공천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비공개 장소에서 한 발언이지만 대구지역 내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얘기한 만큼 선심성 발언은 아닐 것이란 분석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한국당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수성갑 출마가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대구에서 자랐지만 수성갑 지역과 전혀 연고가 없다. 중앙당 낙하산 인사인 셈이다.
이에 수성갑 내에서는 벌써부터 낙하산 공천에 반대하며 김 전 위원장의 출마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지난 16일 정책위원회와 대구시당 주최로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 경제 위기 실상과 대안’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토론회를 찾은 황 대표는 서울로 올라가기 전 대표 취임에 도움을 준 자신의 지지자들과 저녁식사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는 황 대표가 이날 대구로 내려오기 전 급하게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대구역 인근에서 진행된 이날 자리에서 황 대표는 20명씩 두 팀으로 나눠 지지자 40여 명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몇몇 지지자들은 수성갑 내 25년간 낙하산 공천이 진행됐고 또다시 김 전 위원장의 출마가 제기되면서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지역반감 민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한 인사는 “황 대표가 자신에게는 낙하산으로 꽂을 인사가 없고 낙하산 공천은 없을 것이라고 얘기했다”며 “황 대표가 이 약속을 꼭 지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현재 수성갑에서는 낙하산 공천 반대 서명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3일 수성구청 강당에서 열린 수성갑당원협의회 당원교육에서 낙하산 반대 서명 운동이 처음 진행됐다. 400여 명이 넘는 당원 및 주민들이 서명운동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원들은 반대 서명 운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김 전 위원장의 수성갑 총선 출마가 확정된다면 중앙당을 향해 실력행사까지 나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한국당이 황교안 대표가 공천권을 내려놓고 공천문제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공천 과정에서 당 대표가 공천에 전혀 관여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경우 전략공천이 아니면 수성갑 출마를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황 대표의 이번 발언이 김 위원장의 수성갑 출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