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지역의 숙원인 상화로 지하도로 개설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달서구 도원동 월곡네거리와 유천동 유천네거리를 잇는 3.6㎞ 구간에 교통혼잡을 해소할 수 있는 입체 교차로를 개설하는 것이 공사의 개요다.

대구 서남부 지역의 대표적 상습정체 구간인 이곳 입체 교차로 개설사업은 2018년 5월 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최종 통과했다. 올 하반기 공사를 발주해 2021년 공사를 완료한다는 목표이지만 현재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중단된 상태다.

대구시와 기획재정부의 공사 방식에 대한 이견 때문이다. 대구시는 당초 계획된 고가도로의 경우 대규모 주거지역 통과에 따른 도시경관 저해, 지역 상권 단절, 인근 건물 주민 사생활 침해 논란 등으로 인한 집단 민원 발생 등 여러가지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지하도로로 공사 방식을 변경했다.

지난 5월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와 국토교통부도 지하도로 건설에 찬성했다. 고가도로 건설이 경제적, 환경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확보된 상화로 교차로 입체화 총 사업비는 2천856억 원(국비 1천496억 원, 시비 1천360억 원)이다.

기재부는 지하도로 건설시 추가 사업비가 과다하게 늘어난다며 부정적 의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재부가 고집하는 고가도로 건설은 전체 예산측면에서 대구시가 주장하는 지하도로보다 비용이 더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 후 방음터널 설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높이 9m 이상의 방음벽은 안전성과 유지관리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상화로에는 방음터널을 설치해야 한다. 이때 소요 비용이 700억 원에 이르러 고가도로 전체 공사비는 지하도로보다 116억 원 가량 더 든다는 것이 대구시의 설명이다.

또 현재 서울에서는 도시경관, 주민편의 등을 감안해 고가차도를 철거하는 추세다. 지난 2002년 동대문구 전농동 떡전 고가차도를 시작으로 2015년 서대문 고가차도까지 18개 고가차도가 철거됐다.

합당한 이유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기재부가 멀리 보지않고 당장의 예산 절감만 고집하면 주민편의를 외면하는 ‘막힌 행정’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사업 계획을 중도에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예타의 근본 취지는 대형 SOC 사업에 투입되는 국가예산의 효율적 운용에 있다. 전체 소요 예산의 효율적 사용, 지역주민의 만족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당연하다.

상화로 입체 교차로는 SOC 사업의 미래 가치를 내다보는 열린 판단이 필요한 경우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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