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10영 중 제1영인 금호범주(琴湖泛周), 금호강의 뱃놀이 장소로 추정되는 북구 성보학교 앞 금호강 전경.
▲ 대구 10영 중 제1영인 금호범주(琴湖泛周), 금호강의 뱃놀이 장소로 추정되는 북구 성보학교 앞 금호강 전경.
▲ 대구 10영 중 제1영인 금호범주(琴湖泛周), 금호강의 뱃놀이 장소로 추정되는 북구 성보학교 앞 금호강에 설치된 보.
▲ 대구 10영 중 제1영인 금호범주(琴湖泛周), 금호강의 뱃놀이 장소로 추정되는 북구 성보학교 앞 금호강에 설치된 보.
▲ 대구 10영 중 제8영인 노원송객(櫓院送客), 노원에서 손님을 보낸 장소로 추정되는 팔달교 모습.
▲ 대구 10영 중 제8영인 노원송객(櫓院送客), 노원에서 손님을 보낸 장소로 추정되는 팔달교 모습.
▲ 대구 10영 중 제8영인 노원송객(櫓院送客), 노원에서 손님을 보낸 장소로 추정되는 팔달교에서 바라본 금호강 모습.
▲ 대구 10영 중 제8영인 노원송객(櫓院送客), 노원에서 손님을 보낸 장소로 추정되는 팔달교에서 바라본 금호강 모습.
▲ 대구 10영 중 제10영인 침산만조(砧山晩照), 침산에 비친 저녁노을 장소인 침산공원에서 바라본 금호강 모습.
▲ 대구 10영 중 제10영인 침산만조(砧山晩照), 침산에 비친 저녁노을 장소인 침산공원에서 바라본 금호강 모습.


▲ 대구 동구 아양교 동쪽 구룡산 절벽 위에 위치한 아양루에서는 금호강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
▲ 대구 동구 아양교 동쪽 구룡산 절벽 위에 위치한 아양루에서는 금호강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
▲ 대구 동구 아양교 동쪽 구룡산 절벽 위에 위치한 아양루에서 바라본 금호강 모습.
▲ 대구 동구 아양교 동쪽 구룡산 절벽 위에 위치한 아양루에서 바라본 금호강 모습.
▲ 금호강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동구 지저동 아양기찻길.(대구시 제공)
▲ 금호강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동구 지저동 아양기찻길.(대구시 제공)
▲ 금호강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동구 지저동 아양기찻길.
▲ 금호강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동구 지저동 아양기찻길.
▲ 대구 동구 지저동 아양기찻길에서 바라본 금호강 모습.
▲ 대구 동구 지저동 아양기찻길에서 바라본 금호강 모습.
▲ 금호강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북구 노곡동에 위치한 하중도 모습.
▲ 금호강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북구 노곡동에 위치한 하중도 모습.
▲ 금호강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북구 노곡동에 위치한 하중도는 가족과 나들이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 금호강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북구 노곡동에 위치한 하중도는 가족과 나들이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 대구 금호강 전경과 북구 노곡동에 위치한 하중도 모습.(대구시 제공)
▲ 대구 금호강 전경과 북구 노곡동에 위치한 하중도 모습.(대구시 제공)
대구가 본관인 조선시대 학자 서거정은 500년 전 대구에서 가장 경치가 빼어난 10곳의 아름다움을 칠언절구(七言絶句) 10수(首)를 읊은 한시 ‘대구 10영(詠)’에 담았다.

대구의 풍경과 고향을 사랑했던 감성을 노래한 서거정의 대구 10영은 금호강, 건들바위, 제일중, 경상감영, 성당못, 도동 측백수림, 동화사, 팔달교, 팔공산, 침산공원 등을 묘사했다.

서거정의 발걸음을 재촉한 대구 절경의 면모를 재조명해 본다.

‘금호청천범난주(琴湖淸淺泛蘭舟), 금호강 맑은 물에 조각배 띄우고

취차한행근백구(取此閑行近白鷗), 한가히 오가며 갈매기와 노닐다가

진취월명회도거(盡醉月明回棹去), 달 아래 흠뻑 취해 뱃길을 돌리니

풍류불필오호유(風流不必五湖遊), 오호가 어디더냐 이 풍류만 못하리’

‘관도년년유색청(官道年年柳色靑), 국도에 해마다 버드나무 잎은 푸르고

단정무수접장정(短亭無數接長亭), 작은 주막집 수없이 장정에 잇닿아 있네

창진양관각분산(唱盡陽關各分散), 양관곡(陽關曲)을 부르며 서로 이별한 뒤에

사두지와쌍백병(沙頭只臥雙白甁), 모래 언덕에는 두 개의 흰 술병만 두 개 누워 있네’

‘수자서유산진두(水自西流山盡頭), 물은 서쪽으로 흐르고 산봉우리는 여기서 머물러

침만창취속청추(砧巒蒼翠屬淸秋), 푸르른 침산에 가을이 왔구나.

만풍하처춘성급(晩風何處春聲急), 저녁녘 어디서 급한 방아소리 들리니

일임사양도객수(一任斜陽搗客愁), 석양에 하염없이 나그네 시름을 찧도다’

대구 10영 가운데 금호강을 노래한 한시는 제1영 금호범주(琴湖泛舟)와 제8영 노원송객(櫓院送客), 제10영 침산만조(砧山晩照)다.

서거정이 노래한 10영 가운데 3수나 금호강과 관련된 것으로 금호강의 절경은 500년 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제1영 금호범주에서는 금호강의 뱃놀이를 노래한다. 달 밝은 밤 강가에 나룻배를 띄어 술잔을 기울이며 풍류를 즐기던 서거정은 금호강을 찾았다. 예전 금호강 나루터 가운데 대구 10영의 기착지는 복현 나루터(현 성보학교 )다.

서거정은 금호강의 풍광을 살피기 위해 근처의 팔공산 방면으로 가야만 했고, 이곳을 건너기 위한 복현 나루터가 이 조건에 부합하는 곳이었다.

제8영 노원송객에도 금호강의 빼어난 광경이 담겨 있다. 서거정은 금호강을 사이에 두고 관도에 푸른 버들 빛을 배경으로 노원에서의 이별을 노래했다.

현재 팔달교가 자리 잡고 있는 곳은 옛날 ‘노원’이라 불리던 곳으로 대구에서 서울로 가는 길목이다. 과거를 보기 위해 떠난 선비나 길손들이 쉬는 장소이자 떠나는 사람과 떠나 보내는 사람의 이별 장소였다.

대구 10영의 마지막을 장식한 침산만조도 현 오봉산의 해질녘과 함께 금호강의 아름다움이 짙게 배어 있다.

당시 산 정상에서 금호강으로 너머로 지는 저녁노을은 신천과 합류하는 강가의 야경과 맞물려 금빛 물결의 장관을 연출했다.

서거정은 늦은 밤 서쪽으로 유유히 흐르는 금호강을 바라보며 깊은 저녁 바람에 들리는 방아소리에 해질녘 나그네의 수심도 그 방아에 찧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다.

◆금호강에서 서거정을 만나다

지금의 아양교와 공항교 사이 북구 성보학교 앞 금호강 산책로가 제1영 금호범주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500년 전 대구와 팔공산을 이어주던 복현 나루터로 서거정이 금호강에서 뱃놀이를 즐겼던 곳으로 추정되고 있다.

나루터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저 멀리 구름 너머 병풍인 양 펼쳐진 팔공산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다.

주위를 둘러보니 이곳엔 보가 하나 있었다. 보를 기준으로 보는 금호강의 풍경은 남달랐다.

우측 상류는 수량이 풍부해 너른 호수 같은 느낌을 줬고 좌측 하류는 수량이 적어 넓은 개울 같았다.

작은 인공물 하나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를 뿐 예전 서거정이 느꼈던 금호강의 뱃놀이를 회상시키기 충분했다.

정돈된 산책로와 자연 습지와 함께 아직 개발이 깊숙하지 않은 자투리땅 곳곳에는 풍요로운 생명이 환희로 넘쳐흘렀다.

대구 10영의 제8영 노원송객의 무대는 북구 노원동 팔달교로 꼽힌다. 얕은 수심의 금호강에는 자연섬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팔달교 사거리에는 용이 엎드린 모습의 와룡산과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조화를 이룬 모습을 볼 수 있다. 서거정이 노래한 노원에서의 헤어짐이 아닌 새로운 만남을 기약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기도 했다.

금호강 상류 노곡교 쪽 1.5㎞의 산책로를 따라가면 하중도도 만날 수 있다.

여름철이라 형형색색의 꽃은 보이지 않았지만 금호강의 한 가운데 서서 가을의 풍경을 숨죽여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대구 10영의 대미는 침산공원에서 막을 내린다.

붉은 노을이 가까워지기를 기다려 공원의 돌계단을 20여 분 오르면 침산만조를 만날 수 있다. 봉우리에 우뚝 서 있는 누각 침산정에서 서거정이 반한 침산만조를 만끽해보자.

노을의 장엄한 기운이 대구의 젖줄 금호강과 침산교에서 신천대로로 이어지는 모습과 함께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쉬지 않고 흐르는 금호강의 모습은 대구 3공단과 서쪽 도심, 연암공원, 팔공산과 맞물려 현재까지도 500년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금호강의 절경을 바라보는 현재

500년 전 서거정이 대구 곳곳에서 금호강을 바라보며 대구의 풍경을 감탄했듯이 지금도 금호강변을 따라 절경을 볼 수 있는 곳은 다양하다.

동구 아양교 동쪽 구룡산 절벽 위에 있는 아양루는 금호강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도심 속 명소 중 하나로 꼽힌다.

대구시는 2003년 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아양루의 원형대로 누각을 재건했다. 누각 뒤편에는 도심 아파트가 빽빽이 서 있고, 앞쪽엔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를 따라 동촌유원지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한적하고 풍광이 좋아 팔공산의 나무가 선명히 보일 정도다. 그 앞에 자리 잡은 금호강의 푸른 물결을 바라보며 가족과 뜨거운 햇살을 피하기 적합한 장소로 높은 지대에서 바라보는 금호강의 모습은 이곳의 풍경을 한눈에 바라보기 편하다.

젊은 커플이라면 동구 지저동 아양기찻길에서 금호강을 바라보며 즐기는 휴식도 괜찮다.

이곳은 2013년 아양철교에서 아양기찻길로 소생되면서 ‘사람과 사람’이 다시 만나고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나는 명소로 부활했다.

특히 금호강을 사이에 두고 길게 이어진 아양기찻길은 어느 대교 못지않은 위엄을 자랑한다.

기찻길 내부엔 아양뷰갤러리 작품이 전시돼 있고 커피숍도 마련돼 금호강의 풍경을 즐기는 ‘대구의 퐁네프’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아양기찻길은 금호강의 상하류를 양옆으로 모두 감상할 수 있고 북구와 동구를 도보로만 가로지르는 중간 매개체 역할을 한다는 게 특징이다.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떠난다면 북구 노곡동에 위치한 하중도를 추천한다.

2012년부터 시민 휴식공간으로 제공되고 있는 하중도는 금호강 한가운데 위치한 외딴 섬이다. 꽃 나들이 명소로 유명한 이곳은 코스모스와 유채꽃의 장관이 펼쳐져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팔달교 인근에 있는 탓에 저 멀리서 금호강을 바라보며 펼쳐지는 꽃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또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생태 공간으로 금호강에 서식하고 있는 수달이 자주 출몰하는 탓에 동물들의 보금자리로도 유명하다.

4~5월과 8~9월 주로 개방되고 평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돼 금호강의 절경을 구경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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