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11일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강력히 비난했다.

이날 황교안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은 철저히 시나리오까지 만들어 놓고 하나하나 단계적으로 보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인을 만나고 5당 대표를 모아봐야 무슨 뾰족한 수가 나오겠느냐”며 “국내 정치용 이벤트에 기업인과 야당을 들러리 세울 때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어제 문 대통령이 기업인 30명을 청와대로 불러서 간담회를 열었지만 기업인들에게 발언 시간 3분씩 주고 단순 대책만 반복하면서 사실상 아무런 성과 없는 사진 촬영용 이벤트로 끝났다”며 “수입선 다변화나 원천 기술 확보 같은 대책을 기업들이 몰라서 안 하고 있겠느냐.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못하고 있는 것인데 그런 말만 할 것이면 바쁜 기업인들을 왜 불러 모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국산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과도한 환경 규제이고 기업들이 하지 못하는 이유도 자본시장 규제 때문”이라며 “주 52시간 근로제를 획일적으로 적용해 부품 소재를 연구하는 기업들도 오후 6시가 되면 칼퇴근하는데 기업들이 뛰지도 못하게 손발을 다 묶어놓고는 기업 중심으로 알아서 하라고 하면 그게 될 수 있는 일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정부가 제대로 된 해결책을 내놓는다면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실효성 있는 해결 방안을 찾아서 시급하게 추진하고정부 대책이 나오면 국회가 뒷받침할 수 있도록 논의를 적극 추진, 대일외교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품 소재의 대일 의존도를 낮출 수 있도록 관계 규정 개선도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방글라데시 등 4개국 순방을 떠날 예정이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아프리카 3개국 순방에 나섰다”며 “당면한 현안을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자리를 비우고 해외로 나가고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지금 기업들이 생사의 기로 앞에서 떨고 있는데 여유롭게 해외 순방을 다닐 때인가”라며 “이 총리는 순방을 취소하고 강 장관은 당장 귀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의 대응을 보면 초보운전자가 버스를 몰고 있는 것 같은 아찔함과 불안감이 있다”며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식으로 위기를 키우고 오히려 국내 정치에 활용하겠다는 심산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리스크의 정점은 뭐니 뭐니 해도 문 대통령”이라며 “김정은과의 정치 이벤트에 골몰한 나머지 외교도 국익도 경제도 놓쳐버리고 허겁지겁 기업 총수들 불러서 사후약방문 대응이나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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